[인천 MOU 잔혹사] 투자개발 성패 가른 비결은 '맨파워'였다
울산은 협약 맺은 후 담당자 파견 투자유치 최우선 행정지원 집중 서울은 연내 투자진흥재단 출범 특화된 투자유치 전략 수립 박차 전문가 투자성패 비결 '인맥' 강조 "외투 사업자 검증 핵심인물 중요 투자강점 살리고 인력확보 나서야"
인천시가 연속된 외국인 투자개발 실패로 인해 역량을 의심받는 가운데, 울산시 등 타 지자체는 적극적인 투자유치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핵심을 들여다보면 강력한 리더십 또는 전문 인력 양성 및 확보 등 인력적 측면이 부각된다.
울산시는 최근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함께 구축하는 초대형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성과를 도출했다. SK-AWS AI 데이터센터는 총 7조 원 규모의 초대형 센터로, 준공 이후 30년간 약 25조 원의 경제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울산시는 지역 경제 기반을 전통 제조업 기반에서 AI 첨단산업 기반으로 전환하는 데에 일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성과의 배경과 관련해 울산시 관계자는 “단체장(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고 본다”며 “민선 8기 들어서는 MOU를 체결한 뒤 사업이 중단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울산시는 투자 협약을 맺으면 그 기업에 담당자를 아예 파견을 시켜 행정지원을 한다. 이를 위한 전담조직 또한 두고 있다”며 “기업 등 투자유치를 최우선으로 행정력을 집중하라는 단체장(시장) 지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연내 ‘서울투자진흥재단’ 출범을 준비 중이다. 시 투자유치 역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 재단은 전국 지자체 최초의 글로벌 투자유치 전담기관으로, 서울형 특화 투자유치 전략 수립 등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투자 대상지로 서울을 먼저 고려할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사실은 건축부지 자체가 부족해 경쟁 구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지로서의 서울시 강점을 살려서 어필하는 데 기존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어 별도의 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투자 사업을 유치하고 추진하려면 투자자들과 계속해서 소통하면서 공을 들여야 하는데, 현재 공무원 순환보직 체계에서는 그러기 쉽지 않다”며 “투자 유치 및 개발 업무의 안정성 및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지자체 투자개발 성공의 열쇠는 ‘맨 파워’라고 입을 모았다.
김상기 지역활성화투자개발원 이사는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용도나 사업 제안 실현 가능성을 정확히 검증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며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외투 사업자 검증은 인맥을 통해 이뤄진다. 건너 건너서라도 투자자에 대한 신용도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인물이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김 이사는 “각 지역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성 요소는 다 비슷한 수준”이라며 “우리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어떤 부분에서 투자 우위를 점할 수 있는지 잘 파악해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지자체 차원에서 투자개발 분야 전문 인력을 확보하거나 육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처럼 별도의 전문 기관을 세워서 안정적인 인력 확보 기반을 만들어두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