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MOU 잔혹사] 투자개발 성패 가른 비결은 '맨파워'였다

울산은 협약 맺은 후 담당자 파견 투자유치 최우선 행정지원 집중 서울은 연내 투자진흥재단 출범 특화된 투자유치 전략 수립 박차 전문가 투자성패 비결 '인맥' 강조 "외투 사업자 검증 핵심인물 중요 투자강점 살리고 인력확보 나서야"

2025-09-09     박예지
계약이 성사되는 모습. 클립아트코리아 자료사진

인천시가 연속된 외국인 투자개발 실패로 인해 역량을 의심받는 가운데, 울산시 등 타 지자체는 적극적인 투자유치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핵심을 들여다보면 강력한 리더십 또는 전문 인력 양성 및 확보 등 인력적 측면이 부각된다.

울산시는 최근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함께 구축하는 초대형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성과를 도출했다. SK-AWS AI 데이터센터는 총 7조 원 규모의 초대형 센터로, 준공 이후 30년간 약 25조 원의 경제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울산시는 지역 경제 기반을 전통 제조업 기반에서 AI 첨단산업 기반으로 전환하는 데에 일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성과의 배경과 관련해 울산시 관계자는 “단체장(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고 본다”며 “민선 8기 들어서는 MOU를 체결한 뒤 사업이 중단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울산시는 투자 협약을 맺으면 그 기업에 담당자를 아예 파견을 시켜 행정지원을 한다. 이를 위한 전담조직 또한 두고 있다”며 “기업 등 투자유치를 최우선으로 행정력을 집중하라는 단체장(시장) 지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연내 ‘서울투자진흥재단’ 출범을 준비 중이다. 시 투자유치 역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 재단은 전국 지자체 최초의 글로벌 투자유치 전담기관으로, 서울형 특화 투자유치 전략 수립 등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투자 대상지로 서울을 먼저 고려할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사실은 건축부지 자체가 부족해 경쟁 구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지로서의 서울시 강점을 살려서 어필하는 데 기존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어 별도의 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투자 사업을 유치하고 추진하려면 투자자들과 계속해서 소통하면서 공을 들여야 하는데, 현재 공무원 순환보직 체계에서는 그러기 쉽지 않다”며 “투자 유치 및 개발 업무의 안정성 및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지자체 투자개발 성공의 열쇠는 ‘맨 파워’라고 입을 모았다.

김상기 지역활성화투자개발원 이사는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용도나 사업 제안 실현 가능성을 정확히 검증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며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외투 사업자 검증은 인맥을 통해 이뤄진다. 건너 건너서라도 투자자에 대한 신용도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인물이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김 이사는 “각 지역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성 요소는 다 비슷한 수준”이라며 “우리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어떤 부분에서 투자 우위를 점할 수 있는지 잘 파악해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지자체 차원에서 투자개발 분야 전문 인력을 확보하거나 육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처럼 별도의 전문 기관을 세워서 안정적인 인력 확보 기반을 만들어두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