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기교육] 공유학교, 경기미래교육의 중심이 되다

2025-09-18     이성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5월 1일 의정부 공유학교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정의 역할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역할도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문장이다.

이는 백년대계라 불리는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작은 사회’라 불리는 학교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체험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학생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맞춤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며 학교 교육만으로는 이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한 교육 공동체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학생 맞춤교육과 다양한 학습 기회를 보장하고자 학교 밖 학습 플랫폼 ‘경기공유학교’를 운영 중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5월 1일 의정부 공유학교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경기미래교육 교육2섹터의 중심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교육도 변화한다. 과거에는 하나의 교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이 교육의 전부였다면 이후 ‘방과 후 학교’ 등을 도입하며 학교 교육의 기능을 보완 및 강화했고, 현재는 교육 과정을 학교 밖으로 확장하는 단계로 넘어왔다.

경기공유학교는 지역사회의 각종 기관, 단체 등이 갖고 있는 자원을 교육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인력, 공간, 시스템 등 일종의 공유 자원을 기반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이 과정에서 교육청·지자체·기관·단체·지역주민 등이 ‘자원제공자’, 학교·학생·학교 밖 청소년·학부모 등이 ‘자원이용자’가 된다.

이러한 경기공유학교는 도교육청이 경기미래교육을 위해 설계한 ‘교육 3섹터’ 중 2섹터에 해당한다.

교육1섹터인 학교는 주도성을 키우는 역량 기반 경기미래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교육2섹터인 경기공유학교는 지역 기반 교육을 다양화해 학습자의 성장을 지원한다.

이어 교육3섹터인 경기온라인학교는 온라인 학습안전망을 통한 맞춤형 학습 지원을 목표로 한다.

도교육청은 세 개의 교육섹터를 유기적으로 연동해 도내 모든 학생들이 기초학력과 기본인성을 갖춘 미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는 복안이다.

그 중에서도 경기공유학교는 학교라는 물리적, 제도적 한계를 넘어 공교육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사례로 교육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는 역할이다.

도교육청은 ‘원하는 배움이 다(多)되는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를 경기공유학교의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이를 통해 학교 및 지역 간의 교육격차 해소에 앞장서며,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발굴함으로써 지역의 교육 역량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공유학교는 지역의 특성, 수요 등을 반영해 지역에 맞는 공유학교를 구축하는 중이다. 각 프로그램은 지자체, 지역사회 기관, 대학 등 지역의 다양한 공간과 캠퍼스, 학교 유휴공간, 리모델링한 폐교 등을 활용해 운영된다.

또 경기공유학교는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진행되는 만큼 지역의 교육현안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대학급, 과밀학급이 많은 신도시의 경우 유휴공간이 있는 원도심의 학교 공간을 활용해 교육을 진행하고, 반대로 학생 수가 적어 다양한 교육활동 개설이 어려운 지역의 경우 거점학교에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다.

경기공유학교를 통한 이 같은 교육적 대안을 통해 도교육청은 31개 시군별로 특색있게 공유학교가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자신의 SNS에 올린 경기공유학교 관련 게시물. 사진=임태희 교육감 SNS 갈무리

◇공유학교서 다양한 과목 배워요
경기공유학교는 학교 교육을 보완하는 만큼 일반적인 학교에서 접하기 힘든 프로그램이 많이 개설된다.

프로그램은 내용 영역에 따라 ▶인성 ▶AI·디지털 ▶글로컬언어 ▶문화예술 ▶체육 ▶생태환경 ▶수리·융합과학 ▶인문·사회 ▶진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성 영역 프로그램으로는 소통과 공감, 미술치료, 가족인성캠프, 공감력 향상, 집단상담 등이 있으며 안양의 ‘투게더 인성공유학교’나 의왕의 ‘마음다짐 인성 공유학교’ 등이 진행됐다.

AI·디지털 영역에서는 로봇, 드론, 반도체, 인공지능, 코딩, 메타버스, 컴퓨터, 웹디자인 등을 배운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성남의 ‘KT와 함께하는 SW/AI 공유학교’ 등이 있다.

이어 글로컬언어 영역은 시흥에서 진행된 ‘글로컬 인재양성 다모여 세계시민 공유학교’와 같이 생활영어회화를 비롯해 한국어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문화예술 영역의 경우 예술인 마을이 위치한 파주의 ‘미파솔 문화예술 공유학교’ 바우덕이 축제로 유명한 안성의 ‘안성맞춤 바우덕이 풍물 공유학교’와 같이 지역적 특색이 도드라진다. 추가로 뮤지컬, 댄스, 도예, 오케스트라 등 음악과 예술 분야의 프로그램이 포진돼 있다.

또 체육 영역에는 가평의 ‘수상레포츠 공유학교’, 생태·환경 영역에는 양평의 ‘두물두바퀴 생태 공유학교’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수리·융합과학 영역에는 과천의 ‘정보과학 공유학교’, 인문·사회 영역에는 남양주의 ‘다산 휴먼북-도서관 공유학교’, 진로 영역에는 수원의 ‘진로직업 E:음 공유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운영 방식에 따라 ▶지역맞춤형 ▶학생기획형 ▶대학연계형 ▶공헌형 ▶수업위탁형 ▶학점인정형 등으로 구분된다.

지역맞춤형은 학생, 학부모, 학교의 수요를 기반으로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는 만큼 다회성 맞춤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학생기획형은 학생이 기획하고 제안한 주제를 하교 밖 자원과 연결해 학생의 주도적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제안한 주제를 바탕으로 개인, 대학, 비영리단체,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자를 공모해 운영된다.

대학연계형은 대학과 협력해 학생의 진로 개척 및 전문 학습역량 신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학이 갖추고 있는 전문적인 시설과 대학이 인증한 우수한 교수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공헌형은 지역사회 기관이나 기업이 교육을 위해 기부한 자원이나 프로그램을 활용한 교육이며, 수업위탁형은 소속 학교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개별 맞춤 교육활동이나 교육 과정 운영상 필요에 의해 학교 외 기관에서 개설·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 학점인정형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추가로 올해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미래융합 프로그램의 경우 지역 간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어 실천적 지식 함양 및 전인적 능력 함양, 블렌디드 체계 등을 바탕으로 운영되며, 거점형(대면), 블렌디드형(온·오프라인), 글로벌형(중장기 프로젝트) 등으로 구분된다.

경기도교육청은 향후 경기공유학교를 학교와 지역사회의 교육 주체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공동재로서 교육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난 3월 25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경기공유학교는 학교만의 힘으로 하기 어려운 교육을 지역 자원의 힘으로 메워주는 가장 유효한 정책 수단”이라며 “학생 맞춤형 과목 개설을 넘어 사교육을 뛰어넘는 교육콘텐츠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관 기자


※ ‘새로운 경기교육’은 중부일보와 경기도교육청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섹션으로 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