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시간 동행자
시간동행자
표혜빈 / 행복한나무 / 196쪽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삶을 다하고 죽음을 맞이하여 온 자들이야. 물론 죽음을 맞이한 모든 자들이 찾아오는 건 아니야. 새로운 삶으로 다시 태어나기 전에 과거의 삶에 후회나 미련이 있는 자들이 찾아오지. 그리고 새로 얻게 될 삶에서의 수명을 담보로, 돌이키고 싶은 과거로 돌아가는 거야.” 본문 중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따뜻한 소설이 나왔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저자는 아이들과 소통하며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 가기 위한 방법으로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지금까지 펴낸 도서들은 학교 도서관 등에서 ‘공공기관 추천도서’로 추천돼 학생들의 가까운 곳에서 용기와 위로, 열정을 전하고 있다.
이번 신간은 저자가 만들어 낸 ‘하늘거래소’라는 독창적인 세계관에서 새롭게 주어진 수명의 일부를 거래해 과거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성장소설이다.
이 소설은 판타지적인 요소를 활용해 시간이라는 한계 속에서 삶을 꾸려 나가는 개인의 의지와 주체성을 응원한다.
작품 속 시간 여행은 우리가 상상하는 일반적인 판타지 개념이 아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다시 살아보고자 하는 삶의 의지를 절실하게 드러내는 장치다. 인물들은 힘들었던 기억을 재직면하고, 놓친 순간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여러 감정을 상기한다.
책은 하늘거래소라는 배경 장치를 설정해 이 이야기가 허구임을 드러내지만, 우리의 삶에서도 중요한 가치는 같다는 것을 일깨운다. 다시 주어지는 기회가 아닌, 곁에 있었던 혹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려는 힘이 결국 우리를 더 나은 삶의 방향으로 이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삶은 매일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고, 누구나 자신의 선택들에 대해 좌절하고 후회하는 순간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은 우리의 삶을 망쳐놓기도 하고,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
책은 이런 우리의 삶에서도 ‘의지’를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교훈을 전한다. 불가피한 이별과 상실을 맞닥뜨리고, 때로는 엉망진창인 삶에 내던져질지라도 꿋꿋하게 다시 일어나 삶을 걸어가려는 그 자체가 곧 인생의 의미임을 강조한다.
시간을 거스르는 특별한 동행에 대한 이 이야기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들의 일상을 응원하는 따뜻한 울림을 전할 것이다.
이준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