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간다] '친환경 도시' 선언한 부천시, 자전거 인프라 구축 가능성과 과제는

2025-09-28     이희재
장수IC방면 도로 옆 자전거 도로 단절로 인해 보행자와의 충돌 위험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희재 시민기자

부천시는 최근 ‘친환경 도시’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자전거 친화적 교통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 체계에서 벗어나 시민 누구나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부천시는 자전거도로 연장을 비롯해 공유 자전거 시스템, 도심 내 녹색 교통망 연결 등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연 현장에서 실제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체감은 어떨까. 직접 자전거를 타고 부천시 주요 구간의 자전거도로를 체험하며 그 현장을 살펴보았다.

부천 중앙공원 인근에서 원미구청 방면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비교적 정비가 잘 되어 있었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동선이 분리되어 있어 충돌 위험이 적었다. 부천 도심 한복판을 자전거로 달리며 느낀 상쾌함은 자동차 속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것이었다. 무엇보다 최근 흔히 볼 수 있는 공유 자전거들은 접근성을 크게 높여, 시민들이 부담 없이 친환경 교통수단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자전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도심 속에서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불편함도 적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단절된 구간이었다. 일부 자전거도로는 중간에 끊겨 보도나 차도로 그대로 연결되기도 했다. 이때 보행자와 자전거가 섞이며 위험한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또 자동차와의 경계가 불분명한 구간에서 갑자기 주차된 차량이나 돌출된 구조물 때문에 급히 방향을 틀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또한 야간에는 조명이 부족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곳도 있었으며 차도와 인접한 구간에서는 가드레일과 같은 안전장치가 부족해 사고 위험이 높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자전거도로의 연속성이 부족하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하게 이용하기는 어려웠다.

장수IC방면 도로 옆 자전거 도로 단절로 인해 보행자와의 충돌 위험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체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전거도로의 단절 구간을 줄이고 주요 생활권과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망 확충이 시급하다. 둘째, 차도와 맞닿은 도로에는 방호벽, 표지판, 조명 등을 보강해 안전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 셋째, 시민들이 자전거를 단순한 활동이 아닌 생활 교통수단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장려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자전거 이용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되어야 인프라 확충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부천시의 친환경도시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직접 자전거를 타보니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보였으며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꾸준한 관리가 더해질 때 진정한 의미의 자전거 친화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