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인천시장 선거...국힘 ‘인력난’, 민주 ‘후보 넘쳐’ 경선 과열 우려
추석 이후 인천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장직 쟁탈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새로운 인물이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더불어민주당은 후보가 넘쳐 중국 서진 내란으로 촉발된 ‘팔왕(八王)의 난’처럼 내홍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2월 3일부터 시·도지사 및 교육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이 가능하다. 이때부터 후보자등록 신청일인 5월 14일까지 각 당 경선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힘에서는 유정복 시장과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2파전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 모두 지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유 시장은 인천 출생아수 증가율 및 경제성장률 1위 등 안정적인 시정을 보여주고 있어 유력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재선 시장으로 참신함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여파가 선거 내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학재 사장은 최근 인천시청 근처에서 목격담이 들리고 있다. 지선을 앞두고 시의원을 통해 유 시장 공세에 나서고 있다는 설도 있다. 다만 낮은 지지도, 바른정당 이력,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등 수세에 몰릴 요소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국힘에서 제3의 인물을 거론하기도 쉽지 않다. 여당이었다면 장·차관급 인사가 검토될 수 있지만, 정권이 바뀌고 현직에 남아 있는 인물이 거의 없어서다. 국회 의석수도 107석에 불과해 현직을 내려놓고 인천에 출마할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분위기이다.
반면, 민주당은 박남춘 전 시장에 재선 이상 의원도 7명이나 포진해 있어 각축전이 예고된다.
인천에서는 박 전 원내대표가 당대표 선거에 나서자 현역 의원들이 언급되기 시작했는데, 선거에서 정청래 대표에 밀리며 다시 시장 후보로 부상한 형국이다.
정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면 박 전 원내대표가 다시 당대표 도전에 나설 수 있어 현역 의원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3선에는 박 전 원내대표 외에도 맹성규(남동갑), 유동수(계양갑), 김교흥(서구갑), 재선에 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정일영(연수을) 의원이 있다.
이중 가장 먼저 출사표를 낸 인물은 정일영 의원이다. 정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천을 위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연휴 동안 스스로에게 묻고 다짐했다. ‘내 모든 것을 인천을 위해 바칠 수 있는가’ 그리고 결론은, 잘 할 것 같다”고 글을 남겼다. 또 김교흥·유동수 의원도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인천대 총학생회장으로 5·3항쟁을 주도했고 인천시 정무부시장, 정세균 국회의장 비서실장,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등을 역임, 현재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다.
유 의원은 이 대통령이 지역구(계양을) 현안을 챙기지 못할 때 이를 챙기며 가까운 사이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도 정책위원회 경제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재판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성만 전 의원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부평갑 지역은 지난해 총선에서 물갈이가 이뤄졌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일부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2028년 총선에서 지역구를 되찾기 위해 몸풀기에 나설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 경우 민주당 표를 깎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복수의 인천 정치권 관계자들은 “국힘에는 인물이 없고, 민주당은 지나친 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경선부터 유권자들이 지칠 수 있다. 조기에 정리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전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