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30년, 의정부 미래 30년] 교육도시 의정부, ‘선택과 기회’ 새 판 짠다

2025-10-08     김창학·박홍기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7월 열린 의정부도시교육재단 출범식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의정부시청

의정부시 교육이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지역 간 교육격차라는 삼중고 속에서 ‘교육도시 의정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는 ‘선택권의 한계’다. 의정부 학생들은 여전히 대학입시 중심의 획일적 교육 구조에 갇혀 있으며, 다양한 진로와 적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역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 의정부교육의 현주소는 분명하다. 새로운 교육 비전 없이는 ‘의정부 미래 30년’도 담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는 교육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시가 제시한 핵심 해법은 ▶학교 선택권 확대 ▶학교 다양성 확대 ▶진로중심 역량강화 ▶교육인프라 기반 확충 등 4개 대주제와 9개 세부과제로 요약된다. 이는 단순한 교육정책이 아니라, 지역발전 전략의 근간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편집자주

교육 선택권 확대, 맞춤형 시대 개막

의정부가 가장 먼저 추진하는 과제는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의정부는 일반고 중심의 획일적 구조가 강했다. 이는 곧 ‘우리 아이의 적성에 맞는 학교가 없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으로 이어졌고, 학생들은 먼 지역 학교로 통학하거나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왼쪽부터) 김동근 의정부시장과 김광호 스탠톤대학교 총장이 업무협약식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의정부시청

이에 시는 의정부고와 의정부여고를 ‘자율형 공립고(자공고)’로 전환해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경기북과학고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해 우수 학생의 유출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의정부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 상당수가 고등학교 진학 단계에서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지역 내 선택권 확대는 곧 인재 유출 방지와 직결된다.

의정부형 특성화고도 육성한다. 시는 ‘스포츠 비즈니스고’ 설립을 추진 중이다. 스포츠 산업은 의정부가 가진 도시브랜드와 연계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글로벌 교육 인프라 구축도 핵심 과제다. 시는 최근 미국 스탠톤 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향후 스탠톤대 의정부 캠퍼스 설립이 추진되면, 지역 학생들은 해외 대학과의 교류 및 공동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도입도 적극 추진한다. 관내 초·중학교에 IB 도입을 지원할 계획으로, 이는 지역 학생들이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글로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아가 IB 도입은 대학입시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해,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비판적 사고 등 미래 역량을 기르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2월 열린 의정부미래교육협력지구 부속합의 체결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의정부시청

진로역량 강화로 지역 산업과 연결

시는 진로 중심 역량 강화를 위해 협약형 특성화고를 도입, 지역 산업과 학교 교육을 직접적으로 연결한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성화고는 단순히 특정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라, 미래 산업 현장과 맞닿아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스포츠 산업, 문화·관광 분야, IT 융합산업 등 의정부가 강점을 가진 영역과 결합해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한편 시는 이미 진로 직업체험센터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진로 설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진로교육이 일회성 체험에 그쳤던 한계를 보완해, 전문 교사의 맞춤형 컨설팅과 진학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의정부도시교육재단이 운영을 맡아 현장 체험형 직업교육과 지역 산업체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학생 개개인의 적성에 맞는 학업 경로와 진로 선택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해 8월 열린 의정부 통학버스 개통식에서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의정부시청

통학버스 확대, 용현고 설립으로 인프라 보강

교육 복지와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겨냥한 정책도 눈에 띈다. 학생들의 통학 부담을 줄이는 통학버스 확대와, 인구 증가에 따른 용현고등학교 설립이 그것이다.

의정부 통학버스는 지난해 8월 첫 운행 이후 하루 평균 이용자가 두 배 가까이 늘며 수요가 확인됐다. 시는 노선을 효율화하면서도 정류소를 늘리고, 하루 2회 운행과 수소 버스 도입으로 편의성과 안전성을 강화했다. 카카오와 협업한 실시간 위치정보 서비스까지 적용되며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장거리 통학으로 학업과 사교육 참여가 어려웠다는 학생들의 고충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용현지구 내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용현고등학교는 단순한 정원 확대를 넘어 미래형 교육 모델을 목표로 한다. 자율적 교육과정, 첨단 학습환경, 지역 연계 진로프로그램을 담아 남부권 교육 불균형을 완화하고, 학생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용현고 설립은 남부권 학부모들의 꾸준한 요구가 반영된 과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6월 경기북과학고에서 열린 교육정책 공감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의정부시청

의정부교육, 미래 30년 초석

지방자치 30년, 의정부는 이제 또 다른 30년을 준비하고 있다. 교육은 그 출발점이다. 학교 선택권을 넓히고, 국제적 기준의 교육과정을 도입하며, 지역 산업과 연결된 특성화 교육을 통해 의정부는 미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 나아가 글로벌 연계 교육을 통해 세계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면, 의정부는 더 이상 수도권의 변방이 아닌, 교육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교육은 의정부가 미래로 나아갈 길을 밝히는 등불”이라며 “약속한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교육도시 의정부’를 현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