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강태완 디멘션워커 대표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만능 도구상자’ 만들 것”
“크리에이터들이 현실의 제약을 벗어나서 가상의 세계에서 무한한 연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고자 합니다”
오는 28일 창업 1주년을 맞는 콘텐츠기업 디멘션워커를 이끄는 스물여섯살의 강태완 대표는 자신의 비전을 이같이 밝혔다.
강 대표는 고교시절 친구들과 함께 하던 밴드활동의 지속성을 확보하고자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그것을 시작으로 영상콘텐츠의 사업적 가능성을 발견해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어쩌면 어린 나이지만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창업진흥원의 지원으로 디멘션워커를 시작했고, 이후 경기콘텐츠진흥원(경콘진)의 지원사업에도 선정돼 고양시로 기업을 이전했다.
디멘션워커는 유튜버, 스트리머 등 일명 ‘크리에이터’라 불리는 콘텐츠 제작자들을 위한 툴 ‘벨라(VELAR)’를 개발하고 있다.
‘벨라’는 막대한 비용과 전문 기술이 필요한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활용,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크리에이터 지망생들이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강 대표는 ‘벨라’를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만능 도구상자’로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강 대표와의 일문일답.
◇디멘션워커는 어떤 회사인가?
“지난해 10월 28일에 창립해 1주년을 앞둔 콘텐츠 기업이다. 처음에는 가상배경을 활용하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1년 만에 1만7천 명의 구독자를 달성하게 됐다.
크리에이터로 활동해 보니 가상배경, 즉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이라는 것이 매우 혁신적이고, 크리에이터들의 제작비용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직접 경험한 이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이 가진 가치를 많은 크리에이터들에게 보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생성형AI가 등장했고, 크리에이터 산업도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뮤직비디오를 처음 콘텐츠로 만든 것은 고등학교 시절에 했던 밴드활동이 계기다. 지역에서 열리는 작은 공연이나 시 축제 등에도 나갔었는데, 결국에는 공연 하나만으로는 밴드를 이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성인이 되서도 밴드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영상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음악과 영상이 합쳐지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결국 콘텐츠의 차별화를 위해 가상배경, 언리얼엔진 등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를 활용한 뮤직비디오를 처음 유튜브에 올렸는데, 무려 24만 조회수를 찍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세계적으로 270조 원 규모인 크리에이터 시장에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제품을 만들고자 디멘션워커를 시작했다.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갖고, 좋은 아이디어를 콘텐츠화하려면 카메라를 비롯한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다. 특히 촬영과 편집을 할 수 있는 공간, 즉 부동산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시간과 비용의 제약으로 실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만능 도구상자’를 만드는 것, 그것이 디멘션워커의 꿈이다.”
◇어린나이에 창업과 경영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현재 디멘션워커는 저와 친구들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 팀에서 2명이 일하고 있고, 솔루션개발은 제가 직접 담당하고 있다. 모두 고등학교 동창으로, 군대까지 다 같이 다녀온 사이다.
창업은 다행히도 창업진흥원의 생애최초 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되서 했다. 그 지원으로 최소 기능 개발을 위한 인건비 등을 조달할 수 있었다.
불경기에 창업한 영향도 있고, 여러 이유로 투자유치가 쉽지 않았다. 특히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사람마다, 투자자마다 생각하는 이미지가 달랐던 점이 투자유치를 힘들게 하는 요소였다. 그러다 보니 크리에이터들에게는 필요한 아이템이라 인식되지만, 투자자들은 산업 자체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어려웠다.
이후 경콘진의 경기북부 초기창업 자금 지원 사업으로 3천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경기도 이전조건이 있어 고양시로 회사를 옮겼고, 지원받은 금액은 장비에 투자해서 운영하고 있다.
경콘진의 지원사업은 지원 절차가 창업자 중심으로 설계가 잘 돼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좋은 창업 아이템을 가진 사람들이 창업을 위해 도전하기 좋은 구조라고 생각한다.
지원 사업 외에도 여러 외주 용역을 맡아 수행하기도 하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개발 중인 ‘벨라’에 대해 소개한다면?
“벨라는 한 마디로 크리에이터를 위한 제작 솔루션 앱이다. 3D 가상 스튜디오를 앱을 통해 제공하는 것으로, ‘실시간’이 키워드다.
막대한 비용과 전문 기술이 필요한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의 가치를 스마트폰 앱에 담아,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하나로 다양한 컨셉의 3D 가상 배경을 불러와 즉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또한 벨라를 활용하면 스튜디오 공간이나 고가의 장비 없이도 앱을 실행하는 곳이 바로 촬영 세트장이 된다. 머신러닝 기반의 비전 AI가 적용된 논-크로마키 기술을 통해 그린스크린 등 물리적 세트 없이 촬영할 수 있다.
거기에 현실 공간뿐만 아니라, 우주 배경, 미래 도시, 중세 판타지 배경과 같이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공간까지 제작할 수 있다. 낮과 밤, 눈이나 비 등 환경 변수도 자유롭게 제어하며, 마치 게임처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또 영상 생성 AI와 연계해 후반 편집 과정 없이도 컨셉 전체를 변경하며,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변주를 제공함으로써 크리에이터의 부가가치 창출을 도울 수 있다. 벨라를 활용하면 평균 2주 이상 소요되던 제작 기간을 5일 이내로, 제작비도 9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과정이 하나로 통합된 올인원 솔루션으로, 아직은 시제품 단계이지만 크리에이터를 위한 ‘만능 도구상자’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AI를 비롯해 디지털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콘텐츠 산업 전망은?
“유튜브가 지난 7월 15일을 기준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더 이상 저품질의 콘텐츠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점점 높은 강도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구글이 AI에 대규모 투자해 크리에이터 도구를 만들어 준 만큼 콘텐츠의 상향평준화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기존의 제작방식으로는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창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느냐는 것으로, 벨라가 그 가능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글 같은 대기업들이 AI를 업데이트 할때마다 스타트업 기업이 5천개가 문을 닫는다는 말이 있다. 때문에 벨라는 핵심기능만을 특화해서 대기업이 공개하는 오픈형 API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이 벨라를 통해 촬영도 하고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여러가지 제약과 타협없이도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많은 크리에이터와 크리에이터 지망생들이 현실의 제약을 벗어나서 가상의 세계에서 무한한 연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경계를 허무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
임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