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인천Utd, 1부 승격 이후가 더 중요하다
“인천이 우승하는 경기는 언제에요?”
최근 지역내에서 축구얘기가 나오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질문이다.
지난해 시민구단 유일한 무강등 역사를 청산하고 2부리그에서 다시 시작한 인천은 올 시즌 초부터 압도적인 모습으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잔여경기가 있음에도 우승에 대한 설왕설레가 나오는 것은 인천시민과 팬들의 기대감과 회복된 자존감을 의미한다.
성적이 따라오니 시민들도 호응했다. 최근 인천 구단은 수원삼성과 경기에서 1만8천134명이 입장하며, 구단 사상 두 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인천이 축구의 도시로 발돋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 했다.
팬들의 호응 속에는 구단의 노력이 뒷받침 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강등된 이후 여러 내홍을 겪었지만 핵심 선수들을 지키는데 성공했고, 과감하게 기존 선수들을 평가해 정리했다. 또 국내외 다양한 팀들을 이끌어본 윤정환 감독을 선임해 1부리그팀에 준하는 2부리그팀으로 거듭났다.
국내 굴지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구단들도 2부리그로 내려앉은 이후 한 시즌만에 승격을 못한 사례가 많다. 또 직접 우승이 아닌 이상 플레이오프 제도를 통해 승격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기 때문에 1시즌만에 1위로 승격하게 된다면 높게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다.
또한 승격 이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7세,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에 인천 구단 산하 유스팀 선수들이 대거 선발됐다. 이들 중 일부는 1군 소속으로 경기를 소화하며 올 시즌 큰 보탬이 됐다.
축구 외적으로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조건도 인천구단 대표이사 등이 직접 팬들과 소통하며 과격한 응원문화 개선, 팬마케팅 의견 수용에 앞장서며 1부리그 승격시 더 커질 판에 대비하고 있다.
우승(2부리그)한다면 구단 창단 첫 우승이다. 영광스러운 일이고 모두가 기뻐해야할 일이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다.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인천 구단은 시즌 초반 10승1무1패라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다른팀과 격차를 벌리는데 성공했지만, 종반부로 돌입한 최근 10경기에서는 3승4무3패로 불만족스러웠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경기 엔트리 구성에 부침이 있었지만,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심해 쓰는 선수만 쓰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잔여경기에 대한 집중력이다. 선수 대거 부상 상태로 좋지 않은 상황 속 리빙레전드 무고사는 자국 대표팀 차출도 협의 후 나서지 않고 인천 구단을 위해 뛰었다.
일부 비주전 선수중에는 고액 연봉자들도 포함돼, 시즌 종료후 구단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2부에서도 뛰지 못하는 선수가 1부에 가서도 뛸 수 있을까 의문이다”며 시즌 종료후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인천 구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잉글랜드, 독일 등 유럽 빅리그에서도 승격하는 순간 핵심 선수들을 남긴채 1부리그에 걸맞는 실력을 가진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의 첫 우승과 승격의 영광을 누릴 선수들이 1부리그에 가서 활약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미 1부리그에서 강등된 멤버였고, 내년이면 연령이 더 올라가게 된다. 인천 구단 주축들은 30대가 많으며 이 역시 시즌 종료 후 과감한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축구 외적으로도 노력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인천 구단의 역사가 길어짐에 따라 서포터 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개인 단위의 팬들이 늘어났으며, 새롭게 인천 축구를 접하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상황에 걸맞은 상품 개발 및 판매, 홍보가 더 세분화 될 필요가 있다.
올 시즌에도 응원 문화 차이에 따른 팬들간의 오해, 살만한 상품이 부족하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디자인 지적이 잇따랐다. 300만 인구를 기반으로한 연고지이기 때문에 1부리그에서도 좋은 경기력과 서비스가 이어진다면 기업구단 못지 않은 팬층 형성이 어렵지 않을거라는 분석이다.
올해는 인천시, 구단, 팬 삼박자가 잘 맞아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2부 대장이 1부 대장이 된다는 것은 어렵다. 지금은 현재 남은 잔여경기부터 내년 시즌 초까지 집중력을 이어가 1부리그 착륙을 성공적으로 이끌 중요한 시점이다.
송길호 인천본사 정치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