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흥 의왕시의원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 부실시공” 의혹 제기
축제 중 배수 불량·잔디 괴사 잇따라...“기울기·토양 구조 등 설계기준 미적용 지적”
의왕시의회 김태흥 의원이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며, 시의 책임 있는 조치와 설계기준 준수를 강력히 요구했다.
김 의원은 22일 열린 제31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명품도시 의왕의 상징이자 시민의 휴식공간이 되어야 할 백운호수공원이 부실시공으로 인해 시민 불편과 세금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27~28일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의왕 백운호수축제’ 기간 중 비가 내리자 광장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며 진흙탕으로 변하는 등 배수 불량이 드러났다.
그는 “시간당 3mm, 하루 50mm 정도의 비에도 배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시민 불편이 컸다”며 “공무원들이 양수기를 동원해 물을 퍼내야 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시는 당시 “축제 인파로 지반이 다져진 상태에서 단시간에 비가 많이 와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김 의원은 “이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단순화한 잘못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의왕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잔디광장은 2018년 LH 조경지침을 적용해 기울기 0.5% 기준으로 시공된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 기준은 축구장 등 운동장용 설계에 적용되는 값으로, 대규모 잔디광장에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교통부 조경설계기준에 따르면 잔디광장 등 활동공간은 지면 침수 우려가 크기 때문에 표면 기울기를 2%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결국 배수층과 토양 구조 설계부터 오류가 있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식재층은 입경 0.25~1mm의 중사·조사 모래가 60% 이상 포함된 중사질 토양층으로 시공해야 배수성과 통기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현장 토양은 점질 비율이 높아 물 빠짐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현장을 방문한 결과 “여전히 곳곳에 물이 고여 있었고, 잔디는 썩거나 괴사 직전인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어 “준공 2개월 반 만에 단 한 번의 행사 후 보완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관리 부실을 보여준다”며 “시가 ‘에어레이션(통기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는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은 기부채납으로 의왕시 공유재산에 편입된 만큼, 유지관리와 보수는 결국 시민 세금으로 이뤄진다”며 “시공 불량으로 인한 하자를 시민의 혈세로 복구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며, 명품도시 의왕을 짝퉁도시로 전락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설계도서·시방서·감리·준공검사 자료를 전면 공개하고, 향후 기부채납 시설에 대한 준공 전 사전검사 지침과 업무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며 “보이지 않는 곳까지 철저히 점검해 시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명철·손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