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흥 의왕시의원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 부실시공” 의혹 제기

축제 중 배수 불량·잔디 괴사 잇따라...“기울기·토양 구조 등 설계기준 미적용 지적”

2025-10-22     김명철·손용현
김태흥 의원이 22일 의왕시의회 제31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 부실시공 의혹과 설계기준 미준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손용현기자

의왕시의회 김태흥 의원이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며, 시의 책임 있는 조치와 설계기준 준수를 강력히 요구했다.

김 의원은 22일 열린 제31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명품도시 의왕의 상징이자 시민의 휴식공간이 되어야 할 백운호수공원이 부실시공으로 인해 시민 불편과 세금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27~28일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의왕 백운호수축제’ 기간 중 비가 내리자 광장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며 진흙탕으로 변하는 등 배수 불량이 드러났다.

그는 “시간당 3mm, 하루 50mm 정도의 비에도 배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시민 불편이 컸다”며 “공무원들이 양수기를 동원해 물을 퍼내야 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시는 당시 “축제 인파로 지반이 다져진 상태에서 단시간에 비가 많이 와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김 의원은 “이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단순화한 잘못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의왕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잔디광장은 2018년 LH 조경지침을 적용해 기울기 0.5% 기준으로 시공된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 기준은 축구장 등 운동장용 설계에 적용되는 값으로, 대규모 잔디광장에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1회 의왕백운호수축제’에서 시민들이 포토존과 체험 부스를 즐기고 있다. 사진=의왕시청

이어 “국토교통부 조경설계기준에 따르면 잔디광장 등 활동공간은 지면 침수 우려가 크기 때문에 표면 기울기를 2%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결국 배수층과 토양 구조 설계부터 오류가 있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식재층은 입경 0.25~1mm의 중사·조사 모래가 60% 이상 포함된 중사질 토양층으로 시공해야 배수성과 통기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현장 토양은 점질 비율이 높아 물 빠짐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현장을 방문한 결과 “여전히 곳곳에 물이 고여 있었고, 잔디는 썩거나 괴사 직전인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어 “준공 2개월 반 만에 단 한 번의 행사 후 보완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관리 부실을 보여준다”며 “시가 ‘에어레이션(통기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는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은 기부채납으로 의왕시 공유재산에 편입된 만큼, 유지관리와 보수는 결국 시민 세금으로 이뤄진다”며 “시공 불량으로 인한 하자를 시민의 혈세로 복구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며, 명품도시 의왕을 짝퉁도시로 전락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설계도서·시방서·감리·준공검사 자료를 전면 공개하고, 향후 기부채납 시설에 대한 준공 전 사전검사 지침과 업무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며 “보이지 않는 곳까지 철저히 점검해 시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명철·손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