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기교육] 미래형 교육공간으로 탈바꿈…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

2025-10-23     이성관
지난해 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노진초등학교의 도서관(아고라 광장). 사진=경기도교육청

시대가 바뀌면서 교육이 변하고 있다. 이에 맞춰 학교도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키우기 위해 혁신되고 있다.

과거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점차 학생 개개인에 맞춘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으나 기존 학교 공간에서는 이를 실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명확했다.

특히 40년 이상 경과된 노후 학교의 경우 붕괴 위험이 높고, 균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학생들의 안전상의 문제도 뒤따랐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이 ‘경기형 공간재구조화’를 통해 노후 학교 공간 개선에 나섰다. 기존의 표준화된 학교 형태에서 벗어나 밝고 개방감 있는 형태로 가꾸고, 학교·지역 특색에 맞춰 디지털 공간이나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청룡초등학교의 스마트 광장. 사진=경기도교육청

◇시대에 맞춰 학교 공간을 바꾸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월 ‘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2021~2023년 추진했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을 계속사업인 공간재구조화 사업으로 전환해 ‘자율과 균형의 지속 가능한 학교’, ‘미래를 위한 공간’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은 ‘사용자 참여 원칙’에 따라 사전기획부터 설계까지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과정으로 꾸려진다. 이에 따라 학생 중심의 교육 공간을 갖추고, 학교 비전과 특성·지역 여건을 반영한 특색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주요 사업 대상은 40년 이상 경과된 교육 용도 건물을 보유한 학교다. 다만 사업 대상교의 노후동 외에도 학교 공간 전체에 대해 미래교육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유형에 따라 40년 이상된 건물은 개축 또는 리모델링하고, 20~40년 미만의 건물은 경기형 특화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20년 미만 건물의 경우 경기형 특화 스마트 환경조성에 나서는 등 학교 단위 마스터플랜으로 운영된다.

도교육청은 사업이 시작된 2021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약 4조5천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총 261개교(446동)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61개 동은 BTL(임대형 민간투자사업)을 적용해 운영된다. BTL은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완공해 정부나 지자체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20년 간 시설운영권을 갖는 방식이다. 이 기간 학교 관리자는 운영과 관리에 대한 부담이 줄어 학생들의 교육에 집중할 수 있다.

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은 지역과 학교 여건에 특화된 다양한 학교자율형 미래교육 환경을 구현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한 핵심 요소로는 ▶미래학교 교육과정의 실현과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담은 ‘공간재구조화’ ▶학습 복지확대와 미래 핵심역량을 기르는 디지털 기반 ‘스마트 환경’ ▶지속 가능한 환경, 평화와 생태교육의 장을 만드는 ‘그린학교’ ▶마을과 더불어 삶을 실현하고 학습생태계를 변화하는 ‘학교 시설 복합화’ ▶안전 인증 미래학교와 공사기간 안전 및 학습권이 보장되는 ‘안전한 학교’ 등이 있다.

지난해 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이동중학교의 가변형 수업공간. 사진=경기도교육청

◇미래교육을 위한 학교로 탈바꿈

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은 ‘미래교육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어떤 식으로 사용자 중심의 공간을 구축할 것인지’, ‘어떻게 학교 공간을 구성할 것인지’ 등을 사전에 고려해 추진된다.

사업은 노후동에 한정되지 않고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종합 추진되는 만큼 미래교육을 추진하기 적합한 환경으로 조성된다. 이는 크게 ▶광장형 공간 조성 ▶스마트 환경 구축 ▶융·복합 다목적 공간 구현 ▶자연친화적 생태공간 조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광장형 공간’의 조성이다. 광장은 기존의 분절된 공간을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으로, 이 곳은 대토론회, 전시, 공연, 자치회 활동을 비롯해 공동체적 배움과 나눔의 학습 플랫폼으로 역할하며, 학생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 된다.

또 학교 모든 공간에 원격·블렌디드·1인용 온라인 수업·특화형 스마트존 등을 만들어 미래 교육의 기반인 스마트 환경도 구축한다.

목적별로 용도가 정해졌던 기존 학교 공간과 달리 학교 공간을 다목적화하는 방안도 눈에 띤다. 학습공간, 공용 공간, 휴식 공간 등으로 유연하게 적용해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며, 융·복합 수업 및 교육 프로그램 등에 활용한다.

마지막으로 학교숲 등 자연친화적인 생태공간을 조성해 교육공동체의 정서적 안정감과 생태 감수성을 키우는 것도 경기 공간재구조화 사업의 핵심이다. 기존 운동장 등 실외공간을 재구조화해 학교 텃밭과 연못 등 다양한 생태학습 정원으로 조성함으로써 하나의 놀이공간이자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

가장 중요한 학생들의 안전도 두루 챙긴다. 기존 노후화된 건물의 위험성을 제거하고, 법과 제도에서 요구하는 안전요건을 갖춘 미래형 학교환경을 구축한다.

지난해 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경기물류고등학교의 옥외 광장. 사진=경기도교육청

◇교육공동체가 가꾸는 학교 공간

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은 미래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한편으론 공사 기간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까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이에 도교육청은 공사 기간에도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교공동체와 다양한 숙의 및 동의 과정을 거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단계별 개축을 통해 기존 건물에서 수업을 하면서 운동장 등 여유부지에 교사를 신축해 이전 후 기존 교사를 철거하거나, 인근 학교를 이용하는 방안이 활용된다.

최근에는 모듈러 교실도 많이 활용되는 추세다. 모듈러 교실은 말 그대로 모듈러 공법(공장에서 표준화된 모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탈 현장 건축 공법)을 적용한 교실로, 공사 기간이 짧고, 해체와 이동이 자유롭다는 특징이 있다.

경기형 공간재구조화 사업에는 교육공동체의 역할이 강조된다. 이들은 사전 기획이 종료된 이후에도 학교의 비전과 학생 중심 교육 과정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강구하며 학교가 미래 교육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간재구조화 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학교를 조성하겠다”며 “미래형 학교 환경 조성과 교육 과정 연계 활성화 및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