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산학융합원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구축 성과 확산

경기산학융합원,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로 중소기업 지원 900명 재직자 교육 수료, 기업 만족도 98% 기록 디지털 전환으로 지역 제조 생태계 혁신 가속화 경기산학융합원, 반월·시화산업단지 재직자 교육 통해 기술경쟁력 강화

2025-10-27     김명철·손용현
경기산학융합원 전경

시흥시 정왕동 일대의 반월·시화산업단지가 최근 제조업 디지털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노동집약형 산업구조 위주였던 이 산단에서 경기산학융합원의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구축·운영사업’이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공정 효율화·품질 향상·비용 절감을 견인하며 의미있는 변화의 흐름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2023년 본격 시작했다. 중소·중견기업이 자체적으로 고가의 설계·해석장비나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산업단지 안에서 공동 활용형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기업들이 실생산에 들어가기 전 가상환경에서 제품 및 공정을 예측·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3D 설계, 구조해석, 유동·열전달 해석 등 시뮬레이션 각 단계를 거쳐 설계 초기 단계부터 문제를 사전 검토하고 보완함으로써 불량률 저하·공정기간 단축·원가절감 등의 효과를 유도한다.
 

경기산학융합원이 운영하는 공정혁신시뮬레이션 재직자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경기산학융합원

경기산학융합원이 산업단지 입주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공정혁신 시뮬레이션 전문 엔지니어 양성과정’은 기초·심화·전문의 3단계 구조로 설계돼 있다. 교육생들은 3D 설계 툴 및 공정해석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실제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설계·공정 애로사항을 직접 다룬다. 교육방식 또한 이론 중심의 집체교육뿐 아니라 기업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는 현장교육 형태를 병행해, ‘교육→현장적용’ 간 간극을 좁히도록 설계된 점이 돋보인다.
 

경기산학융합원에서 진행한 기업현장맞춤방문교육(온사이트 교육)의 교육 과정 중의 데이터 3.사진=경기산학융합원

경기산학융합원은 3년간의 교육 성과를 통해 반월·시화산업단지에서 ‘시뮬레이션 전문 인재 양성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부터 운영한 이 과정에 900명 이상의 재직자 참여했고, 참여기업 및 교육생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는 98%라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실제로 교육 이후 기업들이 신제품 개발, 공정 개선, 비용 절감 등에서 직접적인 경영성과를 거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다품종 소량생산 기업인 A사는 유동해석 기반 시뮬레이션을 설계 초기 단계에 적용함으로써 제작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CAE 솔루션을 도입하기에 어려운 상황에 공동 인프라 및 교육을 통해 기술격차를 줄인 실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업이 추진된 배경에는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들이 설계·해석·검증 등 기술역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올해까지 약 310억 원이 투입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비 약 180억 원, 경기도 3억 원, 시흥시 약 49억5천만 원, 안산시 약 9억 원, 민간분담 약 68억5천만 원이 다. 참여기관은 전담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을 비롯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시흥산업진흥원, 경기테크노파크 등이다. 한국공학대학교 제2캠퍼스 내 설계된 ‘첨단제조혁신관’에 들어선 시뮬레이션센터, 고부가가치 PCB센터, 융복합시험분석센터 등이 주요 인프라로 구축돼 있다.

이처럼 교육·인프라·기업지원이 맞물리면서 반월·시화산업단지에서는 전통적인 제조집적지에서 ‘디지털 제조혁신 거점’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 내부의 설계·해석·공정개선 역량이 자생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로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반월·시화산업단지 내 기업들이 CAE 기술을 활용해 공정을 개선하고, 설계·해석·공정개선 역량을 기업에 내재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이 산단 전반으로 확산되는 효과로 이어지며, 지역경제 활성화·고용 안정·기술 밸류체인 강화라는 파급효과로 연결되고 있다.
 

경기산학융합원에서 진행한 기업현장맞춤방문교육(온사이트 교육)의 교육 과정 중의 데이터 1, 사진=경기산학융합원

반월·시화산업단지는 전통적으로 노동집약형 제조업 중심의 구조를 지녀왔으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고도화 요구가 높아지면서 지속가능한 제조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사업은 단순한 인력양성을 넘어 산업단지 전체의 혁신 생태계를 바꾸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양성된 인재들이 각 기업에서 설계, 해석, 공정개선 역량을 발휘하면서 산업단지 전반의 생산성과 품질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
 

경기산학융합원에서 진행한 기업현장맞춤방문교육(온사이트 교육)의 교육 과정 중의 데이터 2, 사진=경기산학융합원
경기산학융합원에서 진행한 기업현장맞춤방문교육(온사이트 교육)의 교육 과정 중의 데이터 4, 사진=경기산학융합원

김응태 원장은 “디지털 전환 시대의 경쟁력은 곧 공정혁신 역량에서 나온다”며 “산업단지 내 기업들의 생산현장을 중심으로 시뮬레이션 기반 기술을 확산하고, 제조혁신 인재양성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경기산학융합원은 경기도의 산업정책 방향에 맞춰 인공지능 기반 제조혁신, 미래모빌리티, 차세대 반도체 등 새롭게 부상하는 기술 분야의 교육과정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교육현장에서는 AI 분석, 디지털 트윈 구축, 스마트팩토리 설계 등 다음단계 기술 도입을 염두에 둔 커리큘럼이 준비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과제도 분명하다. 첫째, 더 많은 기업이 이 교육 및 컨설팅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참여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는 입주기업 재직자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산단 내 전체 기업·공급망·협력사로 영역을 확대할 경우 더욱 큰 효과가 기대된다.

둘째, 교육 효과가 단기적인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 내부에 기술이 지속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사후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 이후 기업이 실제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반영해 공정이나 제품 설계에 적용하고, 그 결과가 내부에 제도화·체계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속적 모니터링 및 피드백 구조가 필요하다.

셋째, AI, 디지털 트윈, 스마트팩토리, 차세대 반도체 설계 해석 등 기술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분야에서는 커리큘럼과 장비의 최신성 유지가 관건이다. 교육 툴이나 해석 소프트웨어가 현장 기술 흐름 대비 뒤처질 경우 교육과 실제 적용 간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
 

경기산학융합원 소개자료

이와 함께, 이러한 혁신이 지역 생태계 전체로 확산되도록 기업·대학·연구기관·지자체 간 협업을 보다 구조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예컨대 기업들이 시뮬레이션 적용 성과를 서로 공유하고, 다른 기업이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또한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기업 내부뿐 아니라 산단 전체가 기술융합·제조혁신의 확산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앞으로 경기산학융합원은 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교육과정을 확대하는 한편, 산업단지 특화 인재 양성 시스템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산업단지 내 재직자가 변화하는 산업 지형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