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케데헌 열풍에 K-푸드 수출 ‘역대 최대’

2025-10-28     신연경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가 인쇄된 라면과 과자, 삼각김밥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한국 식품이 올해 들어 9월까지 수출액 80억 달러를 돌파하며 같은 기간 새 기록을 썼다.

케이(K)-푸드 수출이 증가한 이유는 ‘오징어게임’,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 같은 한류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상황과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8일 관세청에 따르면 2025년 9월 누계 기준 ‘K-푸드’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8.9% 증가한 84억8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동기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증가한 데 이어 올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한 결과다.

앞서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과 2024년 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발표한 솔로곡 ‘아파트’(APT.)가 글로벌 흥행 열풍을 일으켰다. 또, 올해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데헌’ 속 주인공들이 라면과 김밥을 먹는 장면이 K-푸드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2005년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오는 31일 경주에서 개최되는 점도 한몫했다.

수산물 수출액은 김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1.2% 증가한 23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고, 축산물은 2억8천만 달러로 50.3%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농산물과 임산물도 같은 기간 각각 5.6%와 24.6%의 증가세를 보였다.

세부 품목별로는 라면이 24.5% 증가한 11억3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다.

이밖에 전통 한과를 포함한 과자류(+2.0%), 국민 입가심 필수템인 ‘믹스커피’ 등 커피조제품(+15.8%), 발효식품인 ‘고추장·된장’ 등 소스류(+7.2%)와 각종 음료(+2.6%) 등 주요 품목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며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9월 기준 K-푸드 수출 상위 3개 국가는 미국(16억 달러, +13.1%), 중국(15억 달러, +12.5%), 일본(11억6천만 달러, +6.7%)으로 이들 3개국이 전체 수출의 절반(50.2%)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비교적 덜 보편적이었던 한국 식품이 K-콘텐츠를 통해 알려지면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 새롭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챌린지를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10여년 간 기반을 마련하고 내수를 지켰던 국내 산업이 K-열풍에 힘입어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도 “외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데,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고 라면을 맛본 외국인들이 김밥이나, 만두 등 새로운 음식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고 먹는 기회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연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