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만에 '열린 숲'… 서울대 안양수목원 시민에 전면 개방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이 58년만에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안양시와 서울대학교는 5일 오전 10시 서울대 안양수목원에서 양 기관 관계자 및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목원 개방 기념식을 개최했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안양수목원(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 280 일원)은 교육·연구 목적으로 조성된 국내 최초 공식 수목원이다.
안양시·과천시·서울 관악구에 걸쳐 관악산의 대부분(1천550만5천962㎡ 규모)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외 기관 및 전국에서 채집한 수목 등 1천158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8년간 희귀수목 보호 등을 이유로 민간에 개방되지 않고 있었으나, 안양시와의 다년간 협의 끝에 마침내 상시 개방이 이뤄졌다.
서울대학교는 지난 2011년 12월 법인화를 통해 사립학교로 변경되면서, 국유재산인 서울대 관악·연건·수원 캠퍼스 부지를 국가로부터 양도받았다.
안양수목원 부지 또한 양여될 예정이었으나, 개방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민원을 이유로 안양시가 반대하면서 이뤄지지 못했다.
시민들을 위해 수목원 개방을 바라는 안양시의 입장과 수목원 관리 상 불편 등을 이유로 양여를 바라는 서울대학교 간 입장 조율을 위해, 안양시는 지난 2018년부터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2022년 4월부터 협약을 통해 정기적으로 시범 개방 등을 추진해왔고, 올해 2월에는 전면개방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안양시는 수목원의 상시 개방 보장 및 명칭 변경(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을 조건으로 제시했고, 서울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념식에는 최대호 안양시장, 강득구 국회의원(더불어민주, 안양 만안), 민병덕 국회의원(더불어민주, 안양 동안갑),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 등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유홍림 총장은 “안양수목원은 국내외 다양한 식물을 보존하면서 우리나라의 수목학, 식물분류학 교육과 연구에 크게 기여해 온 곳”이라며 “시민 여러분들에게 개방함으로서 대학의 지식, 그리고 자연의 가치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고자 한다”고 개방 취지를 밝혔다.
강득구 국회의원은 “시민들의 바람이 드디어 오늘 이뤄졌다”며 “결단을 내려준 서울대학교 관계자들과 협상을 위해 힘써준 안양시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수목원이 생태의 소중함과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줄 것을 믿어 의심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병덕 국회의원은 “서울대로서는 국가소유 토지를 법인으로 이전하게됐으며, 안양시로서는 시민들이 이곳을 보다 잘 이용하게 되는 상생의 결과를 이뤄냈다”며 “향후 서울대학교 안양 직통선 등 다양한 부문에도 협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58년 이라는 긴 세월 동안 수목원 전면개방까지는 참으로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며 “이러한 과정을 소통과 협의를 통해 잘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목원이 보존연구와 교육 기능과 더불어, 시민들을 위한 힐링 공간으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현·하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