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앞둔 인천 단체장들 ‘이슈 선점’ 경쟁 본격화
이재호, 연수구 2청사 개청 1주년 송도 주민 숙원 '분구' 문제 언급 김찬진, 동구 해사법원 유치 적극 김정헌·강범석, 제3연륙교 명칭 '영종하늘vs청라대교' 지역 대변 정치권 "이슈 선점·비전 제시 중요 행사나 행정적 활동 홍보 효과적"
내년 6월 제9회 지방선거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천의 현직 기초단체장들이 적극적인 ‘이슈 파이팅’에 나서 주목된다.
이들은 지역 주민이 원하고 표심 획득에 도움이 될 만한 사안이라면 현실 가능성이나 정치적 명분 등에 구애 받지 않고 과감하게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지난 4일 송도 제2청사 개청 1주년에 즈음해 송도지역 주민의 숙원인 ‘분구’ 문제를 긍정적으로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이 구청장은 “곧 다가올 송도 분구를 대비하기 위해 연수구 제2청사 용지를 매입하고 청사를 지었다”며 “제2청사가 분구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송도 분구에 대해 “당장은 현실성이 낮다”, “정치인들이 던지기식 인기성 발언으로 주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했다가 정일영(더불어민주당·연수구을) 국회의원의 공세에 시달린 바 있는데 이를 의식한 행보라는 시선이 많다.
당시 정 의원은 “이 구청장이 기존 입장을 바꿔 분구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는데 송도 민심이 들썩이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찬진 동구청장은 해사 사건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해사전문법원을 인천과 부산에 설치하는 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자 ‘해사법원 유치전’에 뛰어든 모습이다.
김 구청장은 지난달 22일 배준영(국민의힘·중구·강화·옹진군) 국회의원과 각계 전문가 등을 초청해 관련 토론회를 열고 해사법원이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 이후 제물포구에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구지역 한 정치권 인사는 김 구청장 행보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있든 없든 이슈를 선점하고 주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며 “김 구청장이 소속 정당(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의원 등까지 폭넓게 만나고 설득한다면 더욱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초 개통을 앞둔 제3연륙교 명칭이 ‘청라하늘대교’로 결정되자 각자 지역 이해를 대변하며 대립하고 있는 김정헌 중구청장과 강범석 서구청장도 주목된다.
김 구청장은 제3연륙교 명칭이 ‘영종하늘대교’가 돼야 한다고 인천시에 직접 이의를 제기했고, 강 구청장은 이에 맞서 ‘청라하늘대교’도 부적절하다며 ‘청라대교’로 명칭이 정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천에서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현직 단체장의 경우 공개적으로 정치 활동은 못하나, 각종 행사나 행정적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홍보 효과가 아주 크다”며 “선거가 1년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단체장들의 이슈 몰이는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천의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지방선거 출마자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단체장들이 이슈전에 뛰어들어 민심 향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라며 “국회의원 주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출마 예정자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