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친환경 현수막 사용하여 환경오염 줄여야
전국 곳곳에서 열린 지역축제가 끝나면서 거리에 나부끼던 각종 현수막들이 수거되고 있다. APEC 정상회담의 성공과 성과를 기원하는 정치인들의 구호와 얼굴을 담은 현수막도 내려지고 있다. 거리 곳곳에서 현수막을 수거하는 사람들과 현수막을 가득 실은 트럭을 쉽게 볼 수 있다. 버려지는 현수막의 양이 너무 많아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간혹 폐현수막을 활용해 가방이나 앞치마를 만드는 등 재활용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정치인의 얼굴과 이름이 적힌 현수막은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폐현수막의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것은 현수막 한 장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30년생 소나무 한 그루의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1회용 현수막 하나가 만들어져 소각, 매립되기까지 상당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이다. 매년 지자체와 학교, 각 기관들에서 1회용 현수막을 대량 제작해 사용하고 있어 엄청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는 셈이다. 폐현수막은 재활용이 어려운 특성 상 대부분 소각하거나 매립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 배출은 물론 처리 비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폐현수막의 재활용을 위한 획기적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올 3월 용인 성지고 오종민 교육행정실장이 ‘친환경 재활용 현수막 사용으로 농가 멀칭비닐 대체’를 제안했다. 멀칭은 농작물 재배 시 토양 표면을 덮는 농법이다. 약 7개월에 걸쳐 이 제안에 대한 대면 검토와 현장 발표, 전문기관의 검토를 거쳐 친환경 현수막의 제도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특히 이번에 제안된 친환경 재활용 현수막은 사탕수수 등 식물 성분에서 유래된 생분해성 섬유를 기반으로 하고 인쇄 방식도 기존 휘발성 유기화합물 대신 UV 친환경 인쇄로 전환했다.
현재 탄소중립녹색성장위의 전문기관에서 이 기술의 정책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국내 기술력과 기반시설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단가 상승이 미미해 탄소배출권과 폐기물처리비용 감소, ESG 이미지 개선 등의 간접 편익이 커 구매자 수용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긍정 평가도 나왔다. 홍보 효과의 특성 상 현수막은 계속 사용될 것이다. 친환경 재활용 현수막으로 농촌지역의 환경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실용화될 경우 일석이조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