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있던 경기도 문화유산, 경기도박물관으로 귀환
일본의 골동품상에 있던 경기도의 문화유산이 고국으로 귀환했다.
경기문화재단은 19일 재일교포 이수혜 씨가 조선시대 유물 ‘백자청화 홍중기 지석’을 경기도박물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증은 국외에 있던 경기도의 문화유산이 귀환된 첫 번째 사례다.
기증된 ‘백자청화 홍중기 지석’은 조선시대 18세기 중반 제작된 것으로 총 7매로 구성돼 있다. ‘지석’은 무덤의 주인공에 대한 기록을 새겨 같이 매장하는 것으로, 지석의 주인공인 홍중기(洪重箕, 1650~1706)는 풍산홍씨로 호조정랑을 역임한 인물이다. 또 그의 손자 홍봉한은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이번에 기증된 지석은 홍중기의 손자인 홍상한이 만든 것으로, 지석의 글은 조선 후기 영조시기 승지를 지낸 어유봉(魚有鳳)이 지었다.
홍중기 백자지석은 한국에서 유출돼 일본의 골동품상에 있었는데, 기증자 이수혜 씨가 7매의 지석이 뿔뿔히 흩어지는 걸 막고자 한꺼번에 구입해 소장하다가 홍중기가 활동한 경기도의 경기도박물관에 아무런 조건없이 기증하기로 했다.
박물관은 홍중기의 후손인 풍산홍씨 추만공파 종중과 접촉해 조상의 지석의 존재를 알리고 뜻깊은 기증과 귀환의 의미를 전달했으며, 이에 풍산홍씨 추만공파 종중에서도 이번 귀환을 반갑게 받아들였다. 향후 DMZ에 위치한 풍산홍씨 추만공파 묘역의 학술연구조사도 함께 하기로 했다.
경기도박물관 관계자는 “기증자의 뜻깊은 선행으로 해외에 있던 경기도 문화유산이 고국의 품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외에 있는 경기도 관련 문화유산이 귀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증된 유물은 보존 처리를 거쳐 향후 전시로 도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며, 경기도 유형문화유산 지정신청도 진행될 예정이다.
임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