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박재억 수원지검장 “한파 견디며 함께 가지 못해 송구”

대장동 항소 포기 반발한 검사장 중 한 명 “검찰, 강인하게 봄 기다리길” 마지막 메시지 사표 제출 사흘 만에 비공개 퇴임식

2025-11-21     박종현
박재억 수원지검장 사진제공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비리사건 항소 포기 이후 집단 입장문을 올렸던 검사장 중 한 명인 박재억 수원지검장이 이날 퇴임식을 열고 “추운 한파 견디며 더 이상 함께 가지 못하게 돼 정말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21일 박 지검장은 수원지검에서 진행된 퇴임식에서 “계절도 검찰도 추운 겨울에 들어섰다”며 “겨울에는 많은 것들이 생명의 기운을 잃은 듯 보이지만, 그 무거운 침묵과 추위를 버티며 봄이 오길 인내하는 숱한 생명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검찰 가족들도 강인하게 봄을 기다리며 국민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자긍심을 잃지 않고,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저는 떠나지만 검찰 가족분들에게서 희망을 보았기에 무거운 마음 놓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퇴임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편 박 지검장은 대장동 개발 비리사건 항소 포기 논란 이후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권한대행에게 추가 설명을 요구하며 반발했던 18명의 검사장급 검사 중 한 명이다.

박 지검장은 정부가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지검장들을 평검사급 보직으로 인사 조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지난 18일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