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일보·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완성도는 디테일에서, 안전은 원칙에서”

트라이보울의 한 해를 채우는 사람들 인천문화재단 트라이보울 박지범 무대감독 최미경 조명감독·정인지 하우스매니저 인터뷰

2025-11-23     박예지
(왼쪽부터)최미경 조명감독과 박지범 무대감독. 박예지기자

트라이보울의 콘텐츠들이 관객들에게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드는 건 박지범 무대감독, 최미경 조명감독, 정인지 하우스매니저의 역할이다. 하나의 공연을 만드는 데 있어 각자 맡은 바는 다르지만, 요즘 이들의 업무를 관통하는 단어는 ‘안전’. 이들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사고 없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공연장 사고가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트라이보울이 공연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무대에 비해 부족한 점은 있다”며 “그럼에도 무대 중앙이 회전하는 턴테이블식 구동이 가능하고, 밑으로는 3m, 위로는 1m까지 높이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무대를 구동하는 순간의 사고 위험이 가장 크기 때문에, 항상 무대 구동 적정선을 지키기 위해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

최 감독은 “조명감독이기 이전에 공연장 관리감독자로서 조명 장비들과 시스템이 원활하게 쓰일 수 있도록 관리·점검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명시설은 전기를 쓰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며 “특히 대관 공연이 있을 때는 외부 스태프들이 시설을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꼼꼼하게 안전수칙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정인지 하우스매니저. 박예지기자

2명의 감독이 무대 위의 안전을 책임진다면 정 매니저는 관객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대부분의 동선이 나선형 계단으로 이뤄진 트라이보울의 특성상, 특히 공연 중 이동에 있어서 섬세한 안내는 필수다. 이와 더불어 정 매니저는 관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객석의 온도, 동선, 좌석, 로비의 청결도 등 세세한 부분까지 점검한다.

다만 정 매니저는 “공연 중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건 항상 어렵다. 순간의 결정이 공연 전체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공연마다 관객층이 달라 돌발 상황의 유형도 다양하다. 침착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늘 긴장감을 갖고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또 정 매니저는 “특히 로비는 트라이보울의 첫인상이기 관객 분들이 좀 더 쾌적하고 편안하게 계실 수 있도록 늘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범 무대감독. 박예지기자

이들이 안전만큼이나 양보할 수 없는 건 공연의 완성도다. 박 감독과 최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은 하나의 공연을 완벽하게 무대에 올리기 위해 치열하게 논의하고,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때 빛나는 건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이들의 팀워크다.

박 감독은 “무대감독으로서 무대, 조명, 음향까지 공연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의 균형을 잡기 위해 집중한다. 아티스트의 동선, 진입 타이밍이 어색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며 “조명 파트는 최 감독님이 연출부와 소통을 워낙 잘 해주셔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예전에는 스스로 원하는 그림을 다 구현하고 싶어서 욕심을 부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기획자들이나 연출부에서 그리는 큰 그림과 제 의견을 절충하는 과정을 수없이 겪어오다 보니 이제는 마찰 없이 부드럽게 의견 조율을 해나간다”고 말했다.

최미경 조명감독이 트라이보울 공연장 객석 뒤편의 무대장치·시설 시스템을 다루고 있다. 박예지기자

정 매니저는 “트라이보울 구성원들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을 함께 해온 사이다. 서로 표정만 봐도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는 정도”라며 “적은 인원으로 끊임없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올 수 있었던 건 구성원들이 내 일, 네 일 없이 서로 힘을 보태온 덕분”이라고 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이들이 함께 바라는 미래는 분명하다. 트라이보울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서 더 견고히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최 감독은 “인천시민 사이에서는 트라이보울이 문화예술공간이라는 점이 어느정도 알려졌지만 타 지역에서의 인지도는 아직 그리 높지 않다”며 “압도적인 외형의 조형물, 그 내부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더욱 많은 분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인지 하우스매니저. 박예지기자

정 매니저는 “트라이보울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누구나 예술을 가까이에서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시민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많은 관심과 방문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박 감독은 트라이보울이 예술인들 사이에서 좋은 공연장으로 인지도를 높여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감독은 “트라이보울이 전문예술공간으로 확고히 자리 잡는다면, 좋은 공연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관객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거라고 기대한다”며 “예술인들에게 더 좋은 공연 환경을 제공하는 트라이보울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예지 기자


*이 기사는 중부일보·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으로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