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최춘식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 “미래 에너지 안정적인 유통과 생태계 구축 앞장서겠다”
“석유관리원은 지난 40여 년간 석유의 품질과 유통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석유산업의 발전과 국민 생활 향상에 기여해 왔습니다. 이제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석유유통 관리 전문기관으로서 역할과 더불어,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는 ‘수송에너지 통합관리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최춘식 제16대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은 24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관의 역할과 에너지 전환 시대에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석유관리원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5조의2에 의거해 설립된 산업통상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으로 1983년 11월 한국석유품질검사소로 출발했다.
주요 역할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의 ▶품질검사·시험분석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감시·점검·홍보 ▶성능평가·연구개발 ▶기술정보의 수집·제공 및 국제기술 협력 ▶품질기준 제·개정을 위한 조사·연구 등이다.
이밖에 액화석유가스의 품질 검사 등 다른 법령에서 위탁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등 궁극적으로 석유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 생활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지난 1월 취임한 최 이사장은 “다양한 에너지원의 확대 속에서도 국민이 안심하고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일이 우리 기관의 핵심 과제”라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정책 환경과 기술 흐름에 맞춰 에너지 품질과 유통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조직이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시나 계획이 아닌 실행가능한 전략으로 이어지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기관장으로서 혁신 경영을 추진, 기관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책임 중심의 실천적인 리더십으로 조직 구성원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는 최 이사장. 그를 만나 올해 주요 성과와 새해 운영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석유관리원을 소개한다면.
“석유관리원은 본사 이외에 연구소와 수도권 남부·북부 포함 10개의 지역 본부 체제로 조직을 구성해 전국의 정유사, 주유소 등을 포함한 약 1만3천여 개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품질·유통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석유유통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친환경 석유대체연료 전문기관 및 수소유통전담기관 지정 등 다년간의 석유 품질·유통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석유에서 친환경 미래에너지까지 수송에너지 종합 관리기관으로 도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품질 및 유통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국민에게 체감되는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혁신을 추진한 바 있다.
올해 정식 도입한 ‘장마철 품질관리 알림 서비스’는 기상청 데이터와 관리원 수급정보를 AI로 분석해 7~8월 집중호우 시기에 위험지역 주유소에 사전 안내함으로써, 호우로 인한 수분 혼입 등 품질사고를 예방해 품질부적합 적발이 2023년 13건, 2024년 9건에서 올해 6건으로 줄어드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 1월 취임 당시 ‘미래 에너지를 선도하는 공공기관의 역할’을 역설했는데, 현재까지 진행 상황은.
“석유관리원은 석유대체연료 전문 관리기관으로서 도로·항공·해운 등 수송 분야에서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바이오연료 보급 확대를 위한 관리원 역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석유대체연료센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센터는 국가 친환경 바이오연료의 이용과 보급 확대를 통한 국가 탄소중립 달성과 국제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핵심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탄소감축 평가체계·검증장비 도입·석유대체연료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등 센터 핵심 기능 구현을 위한 준비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오는 2027년 본격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항공분야 탄소감축 측면에서는 정부의 지속가능항공유(SAF) 로드맵 수립을 지원했으며, 2027년부터 시행되는 SAF 혼합의무제도 이행관리 전담기관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앞서 석유관리원은 지난해 1월 ‘수소경제 및 수소 안전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수소유통전담기관으로 지정받아 2년간 수송용 수소의 유통관리 등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수송용 수소 유통량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것으로, 올해 8월까지 수송용 수소 소비량은 9천298t(톤)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소비량을 넘어섰다. 수소버스 중심의 수소차 보급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인데, 정부와 업계와의 협력 아래 늘어난 수소 소비량이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한 우리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 계속해서 수소 유통의 연결자이자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유통질서 확립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인데, 불법 석유 유통이나 품질 불량을 막기 위한 방안은.
“그동안 정부·관리원의 지속적인 제도개선과 점검강화로 가짜석유 제조 등 불법 석유유통은 현저히 줄어드는 추세다. 주유소 가짜석유제품 적발은 2021년 88건에서 2023년 50건으로 떨어졌고, 지난해는 24건, 올해 10월 기준 27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무자료 거래 등 석유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불법행위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석유관리원은 유관기관과 협력해 빅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 검사방식으로 전환해 불법 석유유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의 과세정보, 국토교통부의 유가보조금 지급 정보를 관리원의 수급거래정보와 융합·분석해 고위험군 위주의 선택·집중검사를 하며, 검사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음성적 불법유통 행위에 대해서는 암행검사차량, 드론 등 특수검사장비를 활용한 검사를 실시 중이다.
또, 정유업계와 협업해 주유소와 충전소를 대상으로 계절에 맞지 않는 석유제품 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품질관리 컨설팅’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별 불법 석유유통 분포 수준을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 형태로 시각화한 ‘석유품질 안전지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체 석유사업자 1만3천264업체의 약 97%를 차지하는 일반대리점, 주유소, 일반판매소 등을 대상으로 불법 석유유통 근절을 위한 예방교육을 진행했다.”
-2026년 운영 목표와 계획은.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는 ‘수송에너지 통합관리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우선, 친환경 에너지 중심 기관으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설립된 수소유통관리센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송용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석유대체연료 전문기관 지정을 통해 친환경 바이오연료 보급 확대를 위한 실증연구도 추진하는 등 미래 에너지 개발과 보급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디지털 기반의 경영혁신 체계로 정착하고자 한다. 이달 초 ‘AI전환팀’을 신설했으며, 업무 전반에 대한 자동화 및 지능화를 추진하고, 구성원의 데이터 분석 역량을 높여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대국민 공공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창립 42주년을 맞이한 석유관리원은 핵심 업무인 석유의 적정한 품질 확보와 투명한 유통관리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석유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바이오연료, 수소 등 친환경 미래 에너지의 안정적인 유통과 생태계 구축에도 앞장서겠다.
무엇보다 공공기관으로서 공정하고 청렴한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믿을 수 있는 에너지 시장을 확립해 국민과 업계 모두에게 신뢰받는 기관으로 더욱 거듭날 것을 약속한다.”
신연경 기자
사진=임채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