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in] 박분선 의왕 사랑나눔봉사단장 “봉사는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2025-11-25     김명철·손용현
박분선 의왕 사랑나눔봉사단장이 중부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손용현기자

“봉사는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일 같지만, 사실은 제가 더 큰 기쁨을 얻는 일입니다.”

올해 의왕시 ‘제33회 시민대상’ 사회봉사 부문을 수상한 박분선 사랑나눔봉사단장(전 민주평통 의왕시협의회 봉사단장)의 담담한 말투 속에는 40년 가까운 봉사의 무게와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함께 담겨 있었다. 1985년 의왕에 정착한 그는 “내가 과연 시민대상을 받을 만큼 남에게 상처 없이 살아왔는지 먼저 돌아보게 됐다”며 “앞으로는 더 겸손하고, 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지역을 대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단장의 봉사 여정은 1997년 주부대학 입학과 함께 본격화됐다. 당시 임원으로 활동하며 처음 참여한 복지시설 ‘아름다운집’에서 치매·중풍 어르신들을 돌보는 목욕 봉사가 그의 봉사 인생의 첫 장이었다. “네 명이 한 조가 돼 들것에 앉혀 씻기고 옷을 입히던 그 경험이 봉사의 기본을 가르쳐줬다”고 그는 회상했다.

이후 동백아파트 부녀회장을 맡아 1천 세대가 넘는 주민에게 직접 식사를 대접하는 행사도 주도하며 공동체의 결속을 이끈 바 있다. 박 단장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좋은 것을 먼저 나누면 결국 더 많이 돌아온다는 걸 봉사 속에서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의 봉사 철학에는 아버지에게서 배운 삶의 태도가 그대로 녹아 있다.

“아버지는 가진 게 없어도 늘 남을 먼저 도우셨던 분이었어요. 젊을 때는 ‘왜 좋은 것을 남에게 먼저 주지?’ 의문이었는데, 나이가 드니 그 마음이 어떤 울림인지 알겠더라고요.”

지금도 그는 아파트 동대표 총무로 주민들을 돕고 있으며, 특히 힘들고 기피되는 일일수록 “내가 먼저 하자”는 마음으로 움직인다.
 

박분선 사랑나눔봉사단장이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손하트 포즈로 미소를 짓고 있다. 손용현기자

박 단장은 25일 창단하는 새로운 민간 봉사단체 ‘사랑나눔봉사단’의 초대 단장을 맡는다.

그는 “정치나 기관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순수 민간단체로 운영할 것”이라며 “회원들과 서로를 배신하지 않는 한 오래 가는 단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향후 활동 계획도 분명하다. 아름채·사랑채노인복지관, 청계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 고령층 급식 봉사를 확대하고, 복지센터 요청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현장에 나서는 대응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지역 행사나 바자회에서는 인력이 꺼리는 조리·중노동 분야를 단원들과 함께 책임 있게 맡기로 했으며, 봄 단합대회와 연말 송년회를 정례화해 단체의 결속력과 지속성을 높이겠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박 단장은 “봉사를 하면 할수록 남을 돕는 것 같지만, 결국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며 “언젠가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말 한마디만 들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미소 지었다.

의왕지역 곳곳에서 박분선 단장은 오늘도 조용히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