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요] 자유 침해vs안전 우선… 갯벌 해루질 통제 '갑론을박'

해루질 고립사고 빈번 옹진군 갯벌 내리 갯벌·목섬·측도·장경리 일대 일몰 후~일출 전까지 출입금지 추진 동호회 "공유수면 전면 통제는 부당" 어민 "어장 침범·사고 예방" 긍정적 인천해경 "최종 검토중… 내달 통보"

2025-11-25     최기주
인천 해경이 옹진군 백령면 사곶해변 순찰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해양경찰서

인천 옹진군 갯벌 일대에서 해루질 고립 사고가 잇따르자 관계 당국이 갯벌 출입을 전면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갯벌 출입을 막는 건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과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만큼 통제는 당연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25일 옹진군, 인천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두 기관은 최근 영흥면 갯벌 일대를 출입통제 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지정 고려 대상은 내리 갯벌 일대와 목섬, 측도, 장경리 일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지역이 출입통제 구역으로 지정되면 일몰 30분 후부터 일출 30분 전까지 갯벌 출입이 전면금지된다.

인천해경서는 내부적으로 통제 구간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 숙의 중이며 다음 달 안으로 옹진군에 통제 구역과 범위를 통보할 방침이다.

출입 통제 논의는 지난 9월 11일 영흥도 꽃섬 갯벌에서 해루질 고립자를 구조하다 사망한 이재석 경사 사고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지난달 18일에도 야간에 선재도 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던 40대 남성이 숨졌고, 지난 4일 40대 여성도 남편과 어패류를 잡다가 물에 휩쓸려 사망하는 등 해루질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출입통제 필요성에 공감대가 모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해루질을 취미로 즐기는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공유수면을 통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해루질 동호인은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모든 바다가 어촌계 소유도 아니고, 전면 통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위험한 일부 구역만 통제하면 안전 문제는 해결된다. 전면 통제를 하는 것은 ‘군대식 행정’”이라고 했다.

지역 어민들은 출입통제에 긍정적이다. 해루질 동호인들이 어장을 해치고 관련 사고도 잇따르는 만큼 통제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박영준 영흥면 내리어촌계장은 25일 통화에서 “해루질 동호인들이 자꾸 어장을 침범해 밟고 다니고, 조개 등 해산물을 캐가는 것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취미로 해루질을 하는 동호인들이 물때를 놓쳐 사고나 구조 요청이 발생하니 이를 예방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옹진군도 ‘연안 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 제10조(출입통제 등)를 근거로 안전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해루질을 하러 온 사람들과 어민들 간 실랑이도 잦고, 사고도 많이 난다”며 “행정 입장에서는 안전 문제 때문에라도 전면 통제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해경 측은 일단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해경서 관계자는 “관계 기관과 협의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고, 통제 장소 지정 등 최종안을 검토 중이다. 다음 달 안에 결과가 통보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