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립화장시설 건립사업이 최종 부지를 선정한지 한달만에 유치철회서가 제출되면서 또다시 무산 위기에 직면해 시가 행정력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9일 시에 따르면 이천시립화장시설은 대월면 구시리 60-6번지 일원을 최종 부지로 선정했으나 구시리화장시설유치위원회가 "대월면민의 화합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지난 5일 신청 철회서를 제출했다.

앞서 시는 1월부터 2월 말까지 2달 가까운 이천시립화장시설 공모를 통해 3개 마을이 차명했고 지난달 5일 서류심사, 7일 현장실사를 거쳐 11일 최종 부지를 대월면 구시리로 선정했으나 주민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결국 유치철회서를 제출했다.

시는 "구시리 화장시설건립 유치위원회가 마을 주민에게 화장시설 사업 위치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고, 이로인해 유치에 동의했던 주민들 역시 부지 위치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는 등 구시리 주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됐다"고 철회 사유를 밝혔다.

특히, 대월면 사회단체장 및 각 마을 이장들이 모인 자리(지난 4일)에서 "화장시설 유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월면민의 화합이다. 이대로 화장시설이 추진될 경우 대월면은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라는 뜻을 모아 시에 구시리 화장시설 재고를 요청한바 있다.

구시리 화장시설유치위 한 관계자는 "이천시에 꼭 필요한 시설이었기에 구시리가 적극적인 유치에 나섰으나 부득이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초래돼 주민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대월면민의 화합을 위해 빠른 신청 철회만이 주민들의 상처를 봉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 A씨(52.대월면)는 "벌써 세번째다. 시가 너무 서두른 것이 또다시 화장시설 추진을 무산시키는 결과를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 차원 정확한 진단과 함께 그에 따른 책임도 반드시 뒤따라야만 행정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일침했다.

한편, 이천시는 구시리의 화장시설 유치철회서 제출에 따라 오는 15일 이천화장시설설치추진위원회를 열어 선정 철회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김웅섭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