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가 경기형과학고 유치에 성공하면서 경기동부권 교육혁신의 새로운 장을 활짝 열었다. 김경희 시장이 24만 이천시민의 염원을 담아 유치경쟁에 뛰어 들었고 일각에서 늦은 감이 있다는 평가를 뒤집고 사활을 건 유치전 성공은 이천교육발전의 새로운 역사로 평가된다. 미래 교육도시로 첫발을 내딛은 이천시가 미래 과학인재 양성의 메카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24만 시민의 힘 ‘이천과학고’ 유치
지난해 4월 경기도교육청이 20년 만에 ‘경기형 과학고등학교’ 신규 지정 추진과 관련한 내용을 발표했다. 1년 전부터 사전작업에 나섰던 성남시, 용인시, 화성시 등을 포함한 도내 12개 지자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이천시 역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시는 과학고 유치 준비에 ‘늦은 감’이 있던 터라 이를 만회하기 위해 김경희 이천시장을 중심으로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기관 및 사회단체 등을 포함해 24만 이천시민이 뭉쳤으며, 경기 동부권 지자체인 여주·광주·하남시, 양평군의 지자체장들과 시도의원들의 ‘이천과학고’ 유치 적극 지원도 끌어냈다.
그 결과 이천시는 지난해 12월 성남·시흥·부천시와 함께 경기형 과학고 1단계 예비 지정에 이어, 올해 1월 반도체를 특성화한 이천시 포함 4개 지역 도교육청 특수목적고 지정·운영위원회 심의를 통과, 지난달 28일 교육부 장관 동의로 ‘이천과학고 유치 최종 확정’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교육불균형 해소 및 중첩규제 보상
과학고 유치전에 전격 나선 이천시는 특목고가 전무한 경기 동부 지역의 교육불균형 해소와 각종 중첩규제로 고통받는 지역에 대한 공정한 보상, 하이닉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강력히 호소했다.
글로벌 첨단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는 SK하이닉스 본사 및 연구소가 위치한 이천시는 반도체 관련 세라믹 중소기업의 시제품 생산, 분석 및 인증을 지원하는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있어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의 불합리한 중첩규제로 인한 4년제 대학 설립 불가 등 우수한 교육인프라 부재에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 부족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보다 나은 교육 기회를 찾아 중등 과정부터 대도시로 이동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경기형과학고는 반드시 이천에 유치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이천과학고 유치는 도내 지역 간 교육 균형발전의 새로운 틀로 이천지역 인재들에게 더 나은 교육 기회 보장과 함께 적성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과 중첩규제로 고통받는 경기 동부권의 거점도시인 이천시의 규제 완화 측면에서도 타당성이 있음을 부각했다.
◇산·학·연 및 시민 참여가 만든 성과
경기도교육청의 과학고 추진계획이 발표되자 이천시는 지난해 7월 고등학교 교장단 간담회와 이천교육지원청 간 긴밀한 업무협의를 시작했다. 이어 이천시의회, 이천교육지원청과 시 관계자를 비롯해 시의원, 교육 전문가, 반도체 연구원, 학부모, 주민대표 등이 모인 유치위원회와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산·학·연 연계 추진 방안을 적극 모색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이천시와 이천시의회, 이천시교육지원청이 과학고 유치 추진 업무협약을 맺었고, 시민들은 시민설문조사와 서명운동을 전개하면서 유치 릴레이 응원에 적극 나섰다.
송석준 국회의원과 이천과학고 유치위원회는 ‘과학고 유치, 왜 이천이어야만 하는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교육불균형 해소로 인한 인재 유출 방지책, 학생들의 교육 선택권 확대책 등을 모색했다. 9월 2일에는 이천시와 국회의원, 이천교육장, 시·도의원 등 1천여 명이 참여해 유치 의지를 담은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이천지역 내 젊은 기업인들이 ‘과학고 유치 범시민 기금모금 및 캠페인’을 전개하는가 하면, 연구시설과 연구인력을 보유한 기업 12곳이 인재 양성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에 동참하는 동시에 시와 기업체 간 과학인재 양성 협약을 맺기도 했다.
◇반도체인프라 통한 과학인재 양성
이천시는 과학고 유치를 위해 ▶SK하이닉스 본사가 소재한 반도체 산업중심지로 과학고 학생들에게 현장 경험 통한 실무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 ▶특목고와 자사고가 전무한 경기동부권에 교육기회 제공 통한 교육불균형 해소 ▶미래형 스마트교육 인프라 구축 ▶지역사회와의 상생발전 ▶사통팔달의 교통망 등 5가지 설립 이유를 특별히 강조했다.
또한, 이천과학고 유치 설립을 위한 7가지 비전으로는 ‘학교부지와 기반시설은 물론, 최첨단시설을 갖춘 과학고’ 등을 내세워 SK하이닉스, 한국세라믹연구원, 반도체 협력기업, 방산 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산학연계 프로그램 운영 및 연구기회 제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학교와 교육지원청, 기초자치단체, 기관 등이 협력해 지역적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지역 특화형 학교인 경기형 과학고의 취지에 맞는 지역사회 연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주민과 상생, 소통을 위해 상시 교육과정 위원회를 설치 운영하는 계획도 내놨다.
이 밖에 최첨단 기숙사와 생활환경지원, 교육혁신을 위한 교사연수, 장학제도 및 교육지원 사업을 확대한다는 비전을 제시해 과학고 유치에 성공했다.
◇이천과학고 증일동에 ‘둥지’
이천시는 과학고 유치를 위한 1·2단계 심의에서 반도체 특화 교육과정, 지자체 예산 지원, 학교부지 제공 등을 높이 평가받아 교육부 동의 절차와 도교육청 지정고시로 과학고 유치에 성공했다.
이천과학고는 오는 203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증일동 일대 자연녹지지역(3만3천138㎡ 부지)에 들어선다. 전국 과학고 평균 부지 면적보다 넓은 데다 뛰어난 자연환경을 갖췄고, 주변에 위해시설이 없어 안전한 학습환경으로 적격이란 평가다. 또한 이천 중리지구, 이천역, 행정타운 등이 인접해 있어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편리한 교통 및 생활 편의가 제공된다.
시는 예산편성전 사전절차로 타당성 조사와 중기지방재정계획, 지방재정투자심사 등을 통해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수립한 후 도시계획입안 절차를 통해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하고 토지수용 등 행정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오는 2028년부터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경희 시장은 "경기형 과학고 유치는 이천시가 대한민국의 첨단·과학 인재 양성의 중심도시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2030년 과학고 개교까지 세심한 준비로 차질없이 진행해 학생들이 보다 질 높은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내 초·중·고교 간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과학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도록 다양한 교육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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