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에 유용한 콘텐츠 제공
우리의 임무' 지역밀착형 전략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콘텐츠
정밀데이터 분석 치안·교육 등
생활이슈 보도 비중 확대 집중
“지역언론이 사라지면 지역도 무너진다.” 미국에서는 2005년 이후 3천463개의 지역언론이 사라졌고, 213개 카운티가 ‘뉴스 사막’이 됐다. 그 결과 부패 증가, 투표율 하락, 지방채 금리 상승 등 민주주의와 지역사회의 기반이 흔들렸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AI와 플랫폼이 정보의 입구를 장악하면서 지역언론은 독자와의 접점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동시에 기회다.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비영리 후원 모델, 독자 소통 저널리즘, 커뮤니티 허브 전략 등 새로운 시도가 다시 지역을 연결하고 있다. 중부일보는 플로리다 현지 언론과 글로벌 미디어 교육기관 포인터재단을 직접 방문해 그들의 전략과 혁신 모델을 취재했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역언론과 지역민의 삶의 터전인 지역을 함께 살리는 길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미국 플로리다주 지역 언론사들이 디지털 전환의 위기 속에서 ‘로컬에 대한 집착’과 ‘플랫폼 탈의존’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방문한 팜비치 포스트와 사우스 플로리다 선 센티넬 등 플로리다 지역 언론사들은 ‘지역민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며 철저한 지역 밀착 기조를 강조했다.
첫 번째로 방문한 팜비치 포스트는 약 150만 명의 타깃 독자를 대상으로 지역을 세분화한 ‘맞춤형 뉴스레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팜비치 카운티를 서부·중부·남부로 나눠 각 지역 주민을 겨냥한 커뮤니티 뉴스레터 4종과 푸드·스포츠 등 주제별 뉴스레터를 별도로 운영한다. 기자가 해당 지역주민에게 말하듯 개인적인 톤으로 도입부를 쓰고, 가장 적합한 기사 5건을 직접 큐레이션해 매주 발송하는 방식이다.
선 센티넬은 이미 ‘디지털 퍼스트’를 일상화했다. 그레첸 데이브라이언트 편집국장은 “최근 디지털 유료 구독자가 지면 구독자를 넘어섰다”며 “우리는 지면보다 디지털 독자를 먼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신문이 디지털 유료 구독자를 많이 확보한 것은 16~17개의 뉴스레터를 운영하며 단순 조회수가 아닌 ‘구독 전환에 기여하는 기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독자들이 치안·교육·지방정부·소비자 이슈 등에 특히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레저·예술 보도 비중은 줄이고 생활 밀착형 이슈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젊은 독자 공략을 위한 세로 영상 전략도 눈에 띈다. 팜비치 포스트는 틱톡·인스타그램·유튜브 쇼츠용 세로 영상 이니셔티브를 시작해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로라 로리 팜비치 포스트 디지털 에디터는 “가장 반응이 좋은 길이는 30초 정도”라며 “SNS 중심의 뉴스 소비 패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 역시 다르지 않았다. 플로리다 지역방송 NBC 6는 허리케인이 잦은 지역 특성을 간파하고, 날씨보도 차별화를 위한 도플러 레이더를 독자적으로 구축해 지역민의 뉴스 신뢰도를 확보했다. 지역 공영라디오 WLRN은 범죄·스포츠·날씨 등 휘발성 높은 이슈는 TV가 하게 두고 정부와 지역 공공정책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선 센티넬 그레첸 데이브라이언트 편집국장은 “한정된 인원으로 모든 걸 다 할 순 없다”며 “우리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콘텐츠 생산에 전력을 집중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민병수기자/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25년 KPF 디플로마-로컬 저널리즘’ 과정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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