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출시한 3.5t 중형트럭 구입 몇달 후 도로서 '차량 떨림'
서비스센터측 "떨림 현상 없어"… 차주들 피해사례 공유·확산 계획
# 2019년 3월 현대자동차 상용차 올뉴마이티(3.5t)를 구입한 운전사 A(50대)씨는 몇 달 뒤인 주행거리 6만㎞가량 무렵 평택제천고속도로 상행선을 주행하던 중 극심한 차량 떨림 현상을 겪었다. 가까스로 차선을 변경한 뒤 갓길에 정차한 A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뒤따라오던 차량들도 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정차했다. 송산마도IC를 빠져나온 A씨는 현대자동차서비스센터(현대블루핸즈) 고객센터의 안내를 받고 화성시 남양읍 소재 현대블루핸즈 대리점을 찾았다. 현대블루핸즈에서는 "현재 떨림 현상이 없다"며 A씨를 돌려보냈다.
# 올뉴마이티 차주 B(70대)씨도 동일한 증상을 두 번이나 겪었다. 2016년 2월 신차를 구입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첫 증상이 나타났다. 화물차 경력만 15년인 B씨로서도 처음 겪는 떨림이었다. 평소에 다녔던 공업사를 갔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타이어 교체만 했다. 지난해 8월 강원도에 있는 국도를 지나가던 중 또다시 떨림 현상이 발생했지만, ‘어차피 원인을 찾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수리를 포기했다.
# 2018년 올뉴마이티 새 차를 뽑은 C(40대)씨는 지금까지 세 번이나 떨림 현상을 겪었다. ‘2015년형 올뉴마이티에서 떨림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난다’고 입소문이 난 터라, C씨는 공업사를 찾지 않았다. C씨는 "동일 모델을 운전하는 동료 8명 중 5명이 같은 경험을 했다고 이미 들은 바 있다"고 전했다.
현대 올뉴마이티 차주들이 주행 중 나타나는 차량 떨림 현상으로 불안 호소와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 측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현대 올뉴마이티는 2015년에 출시한 3.5t 중형트럭 모델로 동급 중에 가장 수요가 많다.
7일 올뉴마이티 차주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은 주행 중 전조 증상 없이 차체가 좌우로 심하게 떨리는 현상을 겪고 있다. 차주들은 가까스로 브레이크를 잡아 정차하면 이 같은 현상이 사라진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현대블루핸즈 측은 떨림 원인을 제각각 진단하면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A씨는 지난해 여름 영동고속도로에서 같은 현상을 또 겪었다. 화성시 팔탄면 소재 현대블루핸즈 안내대로 100여만 원을 들여 타이어와 휠, 얼라이먼트 등을 교체·수리했다.
문제는 지난달 24~25일 이틀에 걸쳐 또 떨림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25일에는 2회 연속 발생했다. A씨는 블랙박스 영상을 가지고 다시 화성시 팔탄면 소재 현대블루핸즈를 찾았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자동차서비스센터 본사 소속 직원은 영상을 본 뒤 "심하게 떨리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현상이 있을 때 다시 오라"면서 돌려보냈다.
이후 A씨는 시간을 내 이틀 전부터 이날까지 사흘 연속 공업사 3곳(인천, 화성, 안성)을 찾았지만, 차량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이날 안성시에 소재한 현대블루핸즈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차량 앞쪽을 전부 뜯어내 허브 베어링 및 라이닝, 드럼 등을 점검했다"면서 "‘휠 밸런스 불량’이라는 진단을 받고 80여만 원 수리비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원인도 모른 채 3년이 흘렀고, 차량 주행거리는 19만3천㎞가 됐다"며 "불안감을 털어 버리려고 돈이 들더라도 수리를 하고 있지만, 이번 수리로 떨림이 멈췄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피해 호소인들의 주장 중에는 감성적인 부분도 있어 그대로 인정하긴 어렵다"면서 "상용차의 떨림 현상에 대해선 들어본 사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A씨 등 올뉴마이티 차주들은 차량에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같은 현상을 경험한 사례를 공유·확산할 계획이다.
현대블루핸즈대리점 한 관계자는 "이렇게 떨리는 차량을 타본 적이 없다"면서 "자동차를 만든 현대에서 직접 점검해야지 정확한 원인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동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