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성남시 중원구 갈형동에서 만난 이병각(62) 새도나영농조합 대표가 표고버섯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근수기자
11일 오전 성남시 중원구 갈형동에서 만난 이병각(62) 새도나영농조합 대표가 표고버섯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근수기자

흔히 심마니들 사이에서 최고 버섯을 말할 때 첫번째 자연산 표고버섯, 두번째 능이버섯, 세번째 송이버섯으로 나눈다고 한다. 사람들의 선호도나 대중성, 가격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제각각 순위가 다를 순 있겠지만 3위안에 이 버섯들이 이름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 불만 있는 경우는 드물듯 하다. 그만큼 맛이나 효능면에서 인정 받아서다. 이런 표고버섯을 성남시에서 생산·판매하는 농장이 있어 지역사회 관심을 끌고 있다. 이병각(62) 대표가 운영하는 새도나영농조합에서 생산 유통 중인 표고버섯이 그것이다. 또 그의 농장에는 표고버섯 외에도 토마토, 오이 등 채소작물도 함께 생산한다. 이병각 대표는 최근 농협중앙회가 우수농업인을 선정해 수상하는 ‘이달의 새농민상’을 수상했다. 11일 성남 중원구 갈현동 새도나영농조합에서 그를 만나 농업에 대해 들어봤다.

◇평범한 직장인, 농업인이라는 제2의 길을 걷다=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직장생활을 해왔던 이병각 대표는 지난 2001년 ‘농업인’이라는 제2의 길을 걷게 된다. 이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텃밭을 가꿔왔는데, 자신이 농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남들보다 더 잘 해낼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재배 품종을 생각하다 성남 갈현동 지역 특성에 맞게 친환경 농작물을 찾았다. 바로 ‘표고버섯’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버섯 재배가 생소했다. ‘단순 농사’만 지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4년간 농업대학도 다니며 현대식 농업을 짓는 방법을 배웠다. 다수확보다 고품질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재배와 공부를 병행했다. 또 유통 판로로 개척해냈다. 이듬해 매출은 수직상승했다. ‘무농약’, ‘친환경’ 등을 내세워 다른 농장에서 생산한 표고버섯과 차이점을 두며 그의 농장이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단순 농업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농업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현대식 농업을 접목해 지금의 농장으로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그의 농장이 잘 나가다 보니, 한가지 품종만으로 안 된다는 생각에 다른 채소류도 재배하기 시작했다. 토마토, 오이, 호박 등 사람들이 자주 찾는 채소를 키웠다. 아렇게 복합영농이 시작됐다. 이런 채소 작물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농장에 토양이 깨끗하다는 장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표고버섯을 친환경으로 재배한 만큼, 친환경 농법을 이미 익힌 상태다.

이병각 대표는 "표고버섯 외에도 채소 작물에도 성공했다"며 "우리의 농장의 친환경 농업이 시장에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맛과 식감까지 ‘최고’=새도나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중인 표고버섯은 품질 좋은 ‘친환경’ 버섯으로 유명하다. 현재 새도나영농조합법인은 약 9천500평 규모에서 이병각 대표는 표고버섯 세부 재배과정에서부터 수확·포장·가공 등 상품화 전과정을 일원화 해 운영 중이다.사실상 전 과정을 손수 직접 하기 때문에 작은 틈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대표 철칙이다.

모든 공정 과정이 천연 환경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산과 유사한 버섯을 생산한다. 세부적으로 맑고 깨끗한 성남의 청정지역에서 물을 뿌리지 않고 낮은 온도와 깨끗한 환경에서 햇빛과 바람으로 버섯을 재배한다. 그의 농장에는 늘 17도~28도의 온도와 60~70%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어 최상품의 표고버섯이 생산된다. 최신식 공조설비에서 ‘온도와 습도’를 조절, 체계적인 재배 및 관리하는 것이다.

또 국내산 100% 참나무 톱밥 배지만을 사용한다. 표고버섯 수확 후 남은 톱밥 배지는 인근 농가에 제공해 친환경 퇴비로 활용 중이다.

이처럼 철저한 재배 시스템으로 탄생한 표고버섯은 자연산 송이처럼 생으로 먹거나 요리를 통해 보다 깊은 맛을 느낄 수도 있다. 비타민D와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입안에 가득 퍼지는 향긋함도 일품이다. 일반 버섯들보다 대가 크다 보니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역시 훌륭하다. 특히 맛과 향이 국내에서는 송이버섯 다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맛을 그대로 소비자 식탁에 전달하기 위해 택배 주문 시 보냉박스로 아이스팩에 포장해 신선함을 유지하는 등 작은 부분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로컬푸드와 학교급식, 농협하나로마트 등 유통 판로를 개척해 고객들에게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농장과 상품을 선보이고, 이 대표의 표고버섯 브랜드 인지도 및 가치를 높이는 중이다. 그의 농장은 당일 생산, 당일 출고라는 원칙을 지금까지 계속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향후 국내 기후가 아열기후로 바뀌는 만큼, 귤·바나나 등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영농조합의 규모를 키워 시설물 관리도 맞춰 나간다는 것이다. 경영규모 확대에 따른 고용 창출과 지역 상생,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병각 대표는 "나는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때가 가장 행복했다"면서 "지난 2001년 표고버섯 농사를 지을때부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성남시, 경기도, 대한민국의 농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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