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3高 상황에 놓인 국내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가시지 않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경제적 침체기를 겪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 중 하나로 ‘자금 여력 부족’이 꼽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월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금리 관련 중소기업 금융애로 조사’ 결과, 금융기관 대출 시 겪은 애로사항의 주요 요인으로 높은 대출 금리(85.7%)가 꼽혔다.
당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자금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까지 급증해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의 경영 애로 해소를 돕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업무를 수탁받아 신용보험인 ‘매출채권보험’을 운용하고 있다.
매출채권보험은 보험계약자인 판매기업이 보험기간 동안 구매기업에게 물품 또는 용역을 공급해 취득한 매출채권(외상매출금+받을어음)에 대해 향후 구매기업의 지급불능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손실이 생길 경우,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중소기업에게 있어 해당 보험은 든든한 경영 안전망인 셈이다.
중부일보는 신보의 ‘매출채권보험’ 가입으로 지원받아 자신들만의 경쟁력으로 청사진을 이뤄 나가는 김형렬 삼광선재(주) 회장을 지난 16일 안산시 단원구 산단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나봤다.
철강선 제조업 삼광선재(주)는 플러스데크, 강섬유, 전단보강근, 철선 등 주로 건축용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다. 2년 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는 합벽과 올해 개발해 6개 현장에 적용한 기둥폼도 주력하고 있다.
삼광선재(주)는 현재 화성시 장안면과 충청남도 당진시 면천면에 각각 공장을 두고 있다.
김형렬 회장은 "1995년 개인기업으로 창립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로 건축용 철강재를 생산해 왔다"면서 "‘회사의 이익보다는 고객과의 약속을’이라는 당사의 기업이념으로 고객만족을 위해 연구 개발 등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뿌리산업’ 제조업 기반으로 데크플레이트 변형까지 주력="지금은 철강분야와 더불어 건축분야 생산에 주력하고 있어요. 올해 하반기 필리핀에 건축 기술 관련 첫 수출을 했고 지난달 출장을 다녀온 인도네시아 진출도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죠."
건설 현장에서는 바닥 구조에 사용하는 파형(波形)으로 성형된 판 데크플레이트 공법이 많이 쓰인다.
삼광선재에서 개발한 ‘탈형플러스데크’는 철근이 선조립된 무지주 공법과 구조설계에 의한 철근현장배근이 가능한 거푸집데크공법, 철근선조립 단열데크공법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 개발한 거푸집형 데크는 채광성이 우수해 지하작업장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하부에 고강도 트러스거더를 사용해 양 단부에만 동바리를 설치하면 된다.
김형렬 회장은 거푸집형데크에 대해 "합성수지판 사용으로 판재의 내구성 및 채광성 확보가 용이하고, 전용 횟수 증가로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 거푸집형 데크는 박리제 사용 없이 탈형이 가능하므로 화학 공해로 인한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철제를 쓰고 나면 고철이 돼서 무조건 버려야 하지만 우리는 수지판으로 개량해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평가가 좋다"면서 "기존 데크플레이트가 가지고 있는 취약점을 특화하는 등 우리만의 고집과 신념으로 시장에서 나름 호응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거푸집 공법에서는 동바리, 멍에, 장선 등 자재가 과다 사용되고, 합판 재단 후 남은 자재 폐기물이 발생하는 반면 거푸집형 데크플레이트는 시공절차가 단순하다.
아울러 TG형 지지대로 내구성을 갖출 뿐만 아니라 공사 기간 단축, 약 30%가량 노무투입 절감으로 공사비가 절담 된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는 속도를 내는 건축 공법의 하나로 데크플레이트가 유행했다.
김 회장은 "슬라브 시공방법에 데크플레이트가 적용되는 반면에 우리는 벽제품도 생산한다. 골조는 기둥하고 슬라브를 말한다"면서 "벽이 차지하는 게 벽체의 3배이며, 관련 시장 발전 전망은 무궁무진하다"고 내다봤다.
국내 14개 데크업체 중에서 기둥폼 기술로 한 발 앞서 나가는 삼광선재(주). 김형렬 회장은 "진출한 지 10년 밖에 안됐지만 매출신장은 꾸준하다. 필요한 사람들이 몰라서 못쓰는 경우가 많아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삼광선재(주)는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본사 계동사옥에서 개최한 ‘2023 스마트 건설 기술 전시회’에도 참여해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회가 된 신용보증기금 ‘매출채권보험’="중소기업의 애로사항 중 하나가 자금회수거든요. 거래처인 건설업종은 부도가 나면 채권을 회수할 방법이 없는데 보증금을 일부 충당해 주기 때문에 큰 혜택이라고 느껴요."
삼광선재(주)가 5년째 가입 중인 ‘매출채권보험 보험료 지원 협약보험’은 본사 또는 주 사업장의 소재지가 경기도이고, 당기매출액 300억 원 미만의 제조업 및 도소매업 영위 기업이 가입 대상이다.
신보가 산출 보험료에 10%를 할인하고, 경기도는 200만 원 한도 내에서 최종 산출 보험료의 50%를 지원해 준다.
처음에는 발생하지도 않은 위험에 대비한 보험료 부담이 느껴질 수 있지만 보상을 받고 나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게 해당 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이대현 전무이사는 "지난해까지는 혜택이 없었는데 올해는 5번 정도 보상금을 수용할 일이 생겼다. 약정한도에서 80% 지원을 받는데 매출채권보험 같은 제도가 없었다면 예전에 한 개 회사가 부도나면 연쇄부도나듯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다만 신용보증기금에서 매출채권보험을 가입해 주는 단종회사가 소규모이다 보니 신용도 파악이 어려워 보험을 들고 싶어도 못 드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올해는 건설회사 부도가 많다 보니까 신규 거래처는 보험가입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신규 거래처도 우리 회사의 신용도를 보고 들어줬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그려나가는 청사진="20년째 일을 하고 있다 보니 하던 대로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3월 각자대표로 취임해 가업 승계를 위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김형렬 회장의 아들 김생기 대표는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20년 전부터 지금의 삼광선재(주)가 있기까지 세월을 함께 보내온 직원들은 김생기 대표에 신뢰를 표했다.
김형렬 회장 역시 "우리 삼광선재(주)가 가진 기술력과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김생기 대표가 앞으로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에게도 세계적인 제품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노력하라고 이야기한다"며 "앞으로도 장비 관련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외부감사업체로 들어갔고, 매출 성장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우상향 각도가 커지고 있다"며 "경제성 있는 제품으로 획기적 반응을 얻는 기둥폼 기술이 국내에 널리 보급됐으면 좋겠다. 내년도 매출은 500억 원을 목표로 하는데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와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신연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