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 프로젝트 ‘IBK예술로’ 1호. 사진=정경아 기자
공공미술 프로젝트 ‘IBK예술로’ 1호. 사진=정경아 기자

"빠키만의 에너지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작가이고 싶어요."

안산 시화국가산업단지, 삭막한 회색 건물들 사이 원색의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한 건물이 있다. 문화예술로 산업단지 환경을 개선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IBK예술로’를 통해 빠키 작가(VAKKI)의 작품을 입은 공장이다.

빠키 작가는 형형색색의 도형들을 기하학적 패턴으로 시각화해 공장 건물과 외부 사거리에 페인팅 작업을 진행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조선의 승려장인’ 연계 DJ 퍼포먼스. 사진=빠키 작가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조선의 승려장인’ 연계 DJ 퍼포먼스. 사진=빠키 작가

그는 "어반아트(도시 예술)를 처음 시작한 건 친구들끼리 미술관이 아닌 우리가 숨쉬고, 살아가는 공간을 탐구하면서였다"면서 "지역성을 느끼고 주민들과 교류하면서 영감을 많이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보인 ‘기하학적 움직임의 리듬’은 공장 기계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담고 있다. 반복되는 기하학적 요소와 패턴의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긍정적 에너지가 지역을 활기차게 만들길 바라는 마음이 드러난다.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활약하는 그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성남아트센터, 수원시립미술관 등을 비롯해 독일, 네덜란드까지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빠키, 문자를 만들어내는 움직임, 2018. 사진=빠키 작가
빠키, 문자를 만들어내는 움직임, 2018. 사진=빠키 작가

빠키 작가는 자신과 마주하는 모든 순간순간에서 영감을 얻는다. 환경, 형태, 햇빛의 변화 혹은 새소리, 바람 소리 등 무의식과 접하는 지점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는 "영감을 위해 종종 스스로를 낯선 곳으로 옮겨 놓기도 하는데, 의도적인 것보다는 에너지가 이끄는 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옮겨간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좋은 에너지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덜란드에서는 여러 차례 전시를 열 기회가 있었는데, 광장과 같은 도시 중심부에서 작품을 설치한 적도 있었다. 타국의 낯선 풍경 속에서 노부부, 연인 등 지나가는 이들이 제 작품을 매개로 이야기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빠키 작가의 작품은 애플, 현대자동차, 쉐이크쉑 버거 등 여러 브랜드에서의 소장 및 협업을 통해 많은 대중들과 만났다. 알록달록 화려한 색으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고,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빠키 작가는 "단순히 화려함만으로 제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눈길을 끄는 부분일 수는 있지만, 작품 속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사람들의 교감이 있어야 작품에 대한 집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빠키 작가는 존재하는 것들이 궤도 안에서 움직이는 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생성과 소멸, 그 순환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들을 던지며 주변을 기하하적 요소로 해석해 작가만의 언어로 표현해낸다.

그는 "제 작품에는 반복되는 요소들이 굉장히 많다. 어느 쪽으로 바라보든 똑같기에 그 결론에는 ‘처음과 끝은 동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작품 속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고 교감하며 확장해간다"고 설명했다.

현재 빠키 작가는 오는 3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아트 두바이’ 참여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초대돼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해외 아트 페어는 처음 참가하는데, 갤러리의 일부가 아닌 단독 부스로 초대받아 더 기대가 된다"면서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도 조금씩 나아가면서 빠키만의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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