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오산 오색시장
20만명 찾는 '야맥축제' 지역축제로 발돋움
500여종 수제맥주 판매… 어울리는 먹거리도
방문객들 숙소 잡고 체류 '지역경제 활성화'
전통시장이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성장하고 있다. 일부 시장은 단순히 시장 방문객을 유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기도 한다. 경기도에서는 오산에 위치한 오색시장이 대표적이다.
오색시장은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문화관광형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이 기간 오색시장의 야맥축제는 한 해에 20만 명이 방문하는 축제로 성장했다. 이제 오색시장 상인회는 전통시장을 넘어 오산시의 대표 문화 콘텐츠로 야맥축제를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중부일보는 오산 오색시장을 직접 방문해 야맥 축제에 대한 설명과 오색 시장만의 강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여기가 한국이야 독일이야? 전국 수제 맥주 모여라!"
오색시장은 지난 24~26일 제11회 야맥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야맥축제에는 전국 주요 브루어리(brewery, 맥주 공장) 24개 업체가 참여해 500여 종의 수제맥주를 판매했다. 또한 오색시장 상인셀러 및 외부셀러 44팀이 시장 곳곳에서 맥주에 곁들여 먹기 좋은 먹거리를 판매하기도 했다.
물론 어른들만 축제를 즐길 수 있던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나 술을 마시지 않는 성인들도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20개팀이 참여한 플리마켓도 운영됐다.
야맥축제 첫날인 지난 24일, 오후 5시였음에도 시장 거리는 맥주잔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축제 기간 쉼터로 운영된 오색시장 제1공영주차장에서는 방문객들이 구매한 맥주와 먹거리를 맛보며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야맥축제는 침체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6년 10월 처음으로 개최됐다. 이후 2019년까지 6회 진행되는 동안 꾸준히 규모를 키우며 2019년에는 6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에는 드라이브 스루로 소규모 운영됐고, 2021년에는 아예 축제가 운영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소진공의 문광형 사업과 함께 2022년 야맥 축제가 부활했다. 축제 결과 2022년에는 7만5천명이 참가해 직전 방문객 수 기록을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두 차례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총 20만 명(9회 12만 명, 10회 8만 명)이 오색시장을 방문했다.
오산시 전체 인구가 23만5천명인 것을 고려하면 야맥축제가 사실상 오산시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한 셈이다.
야맥축제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점이다. 축제 기간 방문객들은 맥주를 마시는 만큼 운전이 어렵기 때문에 오색시장 인근에 숙소를 잡고 식사까지 하게 된다. 축제 기간 이러한 선순환이 반복되면서 야맥축제의 경제적인 효과가 오산시 내로 확대되는 것이다.
김주현 오색시장 상인회장은 "야맥축제가 활성화되면서 유입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과거에는 오색시장이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소비 위주의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문화와 소비가 함께 어우러진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300년 넘은 오색시장, 젊은 감성으로 다가가다!
오색시장은 오산시의 유일한 전통시장으로, 시장 자체가 굉장히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점포 수만 해도 300여 개를 넘고 관련 종사자 수만 1천명에 달한다.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시장 전체 매출액은 연 400억 원 이상을 꾸준히 기록했으며, 하루에 2만명 이상이 꼬박꼬박 시장을 방문했다.
오색시장은 역사적으로도 100년이 훨씬 넘었다. 1914년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췄으나, 1792년 발간된 ‘화성궐리지’에도 그 이름이 등장한 만큼 실질적으로는 300년 이상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색시장은 2015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오색시장에는 미소거리, 아름거리, 맘스거리, 빨강길, 녹색길 등 5가지 색깔의 거리가 존재한다. 시장의 대문인 미소거리를 중심으로 패션·의류 중심의 빨강길, 싱싱한 채소 등 식재료 중심의 녹색길, 맛집 중심의 아름거리, 볼거리 중심의 맘스거리 등이 각 골목 특색에 맞게 펼쳐져 있다.
오색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상인들의 연령이 젊다는 점이다. 김 상인회장은 "다른 시장과 비교해 오색시장의 가장 큰 차별점은 상인들의 평균 연령이 많이 낮다는 점"이라며 "손님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판매 방식을 개선했고, 인근 신도시에서 많은 분들이 오는 만큼 손님들의 연령층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오산시 유일 전통시장으로 300년 역사 추정
상인도 손님도 연령층 낮아 '젊은시장' 특징
가을 김장대잔치 등 문화의 공간으로 조성
◇오산시와 함께 성장하는 오색시장
오색시장은 야맥축제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가을에는 ‘김장대잔치’라는 이름의 김장체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장대잔치는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게 된다. 총 100팀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김장 문화를 체험하는 방식이다. 특히 아동이 있는 가정에서 크게 호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색시장에서 판매하는 채소를 통해 김장 재료를 마련하기 때문에 시장 입장에서도 김장대잔치를 통해 경제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이 외에도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과 함께 농산물 환급행사, 수산물 환급행사 등을 진행하는데 매번 흥행에 성공하며 추가적으로 예산을 받는다는 것이 김 상인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오색시장의 역대 회장님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토대로 튼튼하고 역량을 갖춘 상인회가 됐다"며 "그런 능력이 있기 때문에 야맥축제부터 김장대잔치까지 다양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상인회장은 "오색시장이 오산의 유일한 전통시장인 만큼 모든 능력이 오색시장에 집중돼 그 역할이 굉장히 커졌다"며 "시장을 홍보하는 것이 곧 오산시를 홍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색시장이 앞으로 문화의 공간,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성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