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송죽동에 위치한 만석거는 1795년 정조대왕의 화성 축성당시에 장안문 밖의 황무지에 둔전 형성을 위하여 축조한 인공저수지다. 화성의 북쪽에 있어 북지라고도 했다. 저수지에 섬을 만들고 연꽃을 심었으니 수원 8경 중 하나인 북지상련(北池賞蓮, 만석거에 피어난 연꽃)이다.
만석거는 수원시 향토유적이고, 당대 최신 기술이 도입된 수리시설로 세계관개시설물 유산으로 지난 2017년 10월에 등재됐다.
교구정이라고도 불린 영화정이 복원됐지만, 대유평은 아파트 단지로 잠식되어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화성 축성 이후에 화성 춘 8경에 소개된 대유평의 농사지으며 노래하는 모습(대유농가 大有農歌)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잃은 만석거를 중심으로 지난 1997년, 만석공원을 조성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만석공원은 만석거와 노송지대가 있어 역사 문화유산인 동시에 축구장, 테니스장, 보드·인라인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다목적 운동장 등 체육시설, 노인복지관, 미술전시관, 어린이도서관, 야외음악당, 주차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고, 수목이 넉넉해 연중 주민과 함께하는 복합적인 공원이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9월 이른 아침, 만석거 수면에 물안개가 피어나는 만석공원을 찾았다. 아침 어스름한 시간에 만석거 둘레길을 걷는 사람이 많다. 만석거 제방 아래 흙 운동장을 맨발로 걷는 사람 수도 상당하다. 아침 시간에 걸으며 건강을 챙기는 사람은 시니어들이 대부분인 것은 시간상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만석거 둘레길을 걷는 시니어들은 새벽부터 몰렸다가 무더운 한 낮에는 잠시 뜸하고 선선한 저녁 시간에 다시 둘레길을 메웠다.
둘레길에 철쭉과 벚꽃이 흐드러지거나 무궁화와 배롱나무 꽃이 피어도, 비가 오고 눈이 내려앉아도 시니어들의 발길은 사계절 끊이지 않는다.
걷다가 소나무 등 다양한 싱그러운 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여유로운 담소를 나누거나 사색을 즐긴다. 야외 운동기구를 이용하기도 한다.
배드민턴장 등 체육시설은 젊은이들이 주로 이용하고, 산책 이외에 시니어들이 주로 이용하는 만석공원의 시설은 노인복지관과 게이트볼장이다. 공원의 산책로와 운동기구, 노인복지관이나 게이트볼장 등을 이용하며 취미와 건강을 유지하는 시니어들이 적지 않다.
만석공원은 주변의 주거단지가 형성돼 있어 언제나 접근성이 좋고, 소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우거져 그늘이 좋다. 230여년의 역사가 깃든 만석거라는 저수지가 있어 좋고, 산책로, 정자, 벤치가 많아 쉼의 공간으로 좋다. 모든 면이 시니어에게 딱 좋은 공간이다.
날마다 만석공원에 나오는 한 시니어는 "집에서 답답한데 둘레길을 걷거나 벤치에 앉아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했다.
이병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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