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신체활동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 시기 신체활동은 단순히 체력을 기르는 것 뿐만 아니라 정서 발달과 사회성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아동의 신체활동이 발달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지표를 찾기 어렵다.
똑같은 활동을 해도 아동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를뿐더러, ‘(활동을 통해) 신체적으로 어떻게 발달했는지’, ‘정서적으로는 얼마큼 영향을 줬는지’ 등은 보호자 입장에서 막연하게 파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밸런스플레이’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D 스캐닝 기술’을 적용해 아이들의 신체 변화를 측정하고, 체육 교육 전문가 및 데이터 분석 전문가와 협업해 성장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아동들의 신체·정서·사회성 발달 관련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3D 스캐닝 기술을 활용한다는 말에, 현장을 방문한 기자는 3D 스캐닝을 위한 전문 장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밸런스플레이는 직접 개발한 ‘모바일 앱 3D 체형분석 프로그램’인 ‘스캔핏’을 통해 핸드폰으로 체형을 측정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밸런스플레이에서는 ‘운동놀이학교’와 같은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오프라인 교육을 제공하며 아동들의 균형 잡힌 발달을 지원하고 있다.
중부일보는 신체 교육에 IT기술을 접목해 ‘에듀테크’ 분야를 선도하는 김승호 밸런스플레이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청사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신체활동을 통한 균형 잡힌 성장 지원=밸런스플레이(Balance Play)라는 이름에는 신체 놀이활동을 통해 유아·청소년의 신체·정서·사회성 등 모든 면에서 균형 잡힌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오랫동안 체육교사로 활동했던 김 대표는 직접 교육 현장에서 느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1년 2월 밸런스플레이를 만들었다.
그는 "체육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놀이와 스포츠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했다"면서도 "아이들마다 발달 속도와 필요성이 달랐지만 기존 교육 방식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밸런스플레이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밸런스플레이는 현재 ▶스캔핏(3D 체형분석 애플리케이션) ▶운동놀이학교(오프라인 신체 교육매장) ▶밸런스멤버십(회원관리프로그램) 등 3개 연계 사업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서비스인 스캔핏은 핸드폰 카메라로 신체를 360도로 스캔함으로써 개인의 신체 데이터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서비스다. 키, 몸무게, BMI, 다각도 신체 비율 등을 비롯한 신체 불균형을 도출하며, 이에 따른 체력 상태를 분석한다.
오프라인 체험인 운동놀이학교에서는 전문 강사 교육을 통해 아동들의 신체·정서·사회적 성장을 지원하고 각 단계별 성장데이터를 활용해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는 역북점과 동백점 2곳에서 운영 중이다.
밸런스멤버십은 일종의 구독서비스로, 현재 66개 체육시설에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에서는 밸런스감각, 밸런스기질, 밸런스식습관, 밸런스사회정서, 대근육이동플레이와 같은 9가지 검사항목을 바탕으로 아동들의 활동성, 주의력, 지속성, 규칙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달 중으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까지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아이들의 대근육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설문을 활용했으나 주관적인 평가가 들어가다 보니 이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 CTO(기업 최고 기술 책임자)와 스캔핏을 개발했다"며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팝스(PAPS, 학생건강체력평가제도)와 같은 측정이 가능하지만 그 이전 나이대 아동들에게도 정량적 척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기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교육과 기술의 융합 ‘에듀테크’ 이끈다=밸런스플레이는 신체 교육과 IT기술을 융합한 ‘에듀테크’ 플랫폼을 지향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특히, 3D 스캐닝 기술을 적용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수집과 기술 개발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그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해 기술을 고도화했다"며 "이후에도 보호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밸런스플레이는 지난해 기준 1천여 명의 회원 데이터를 확보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운동놀이학교와 같은 오프라인 교육기관이 밸런스플레이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술보증재단이나 신용보증재단 등에서 지원을 받았지만 오프라인 교육기관이 없었다면 성공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1차적으로는 자금원 역할을 수행했고, 나아가서는 우리의 기술이 실제 시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밸런스플레이는 향후 ‘프렌차이즈’화를 고려 중이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사업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신체플레이교육 지도사’나 ‘밸런스 운영관리사’와 같은 민간자격증도 발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음식점 프렌차이즈를 예시로 들면 음식을 배달해주는 시스템이 있어 확장성이 크다. 반면, 밸런스플레이는 교육 전문가들의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장 프렌차이즈 시스템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며 "이를 위해 민간자격증을 접목해 우리 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운영까지 지원하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교육의 시작, 신체활동을 키운다="아이들이 태어나서 기고, 걷고, 뛰는 과정은 부모에게 배우게 됩니다. 사실상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신체활동입니다. 밸런스플레이는 균형잡힌 신체활동과 교육을 통해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모두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김 대표는 향후 밸런스플레이의 최종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를 위해 밸런스플레이는 단기, 중장기, 미래 비전으로 나눠 목표를 설정했다.
단기 목표는 온라인·오프라인 플랫폼 확대를 통해 국내 시장을 키우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스포츠 교육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에는 성인을 위한 헬스케어 서비스로 확장하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교육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
김 대표는 "성인 중에서도 특히 노인을 대상으로 스캔핏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근육 운동, 신체활동에서 나타나는 필요한 인지발달은 치매와 연관이 있다. 이에 따라 유아·청소년에게 적용했던 프로그램을 노인에게 적용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량적 평가만을 제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성향과 기질까지 결합해서 나아가는 것이 밸런스플레이의 목표이기 때문에 먼저 유아·청소년 성장 발달 쪽으로 사업을 브랜딩을 한 뒤 스텝을 밟아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성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