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박 푸성귀가 난장의 길목에서
해종일 쪼그려 앉아 옷매무새 가다듬고
풋내음 부채질하면 봄바람이 불어온다.
오가는 옷깃들이 신바람을 일으키면
바구니 쉴 틈 없이 비우고 채워지고
헐거운 복주머니가 한 시름을 놓는다.
허기진 보따리에 미소 가득 채워지면
꼬깃꼬깃 쌈지돈을 몇 번이고 헤아리다
난장판 퍼지른 햇살 노을빛에 기운다.
해묵은 함지박에 세월을 이고 지고
쪽 지은 흰 비녀에 노을빛 매달고서
귀갓길 고등어 한 손 미소지며 따라온다.
장금렬 시인
약력
‘대은문학’ 작품상 외 다수
수원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조집 ‘삶의 여울’ 등

JB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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