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19세기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의 연속으로 21세기의 정보혁명인 급진적 AI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런 혁명적 문명사 과정에서 인류, 즉 사피엔스는 지혜로운 선택과 결정으로 긍정적인 미래를 열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라는 비유기적 네트워크가 이루어내는 혁신적 사태 때문이다. 그는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가져올 사태는 다른 인간과 유사한, 그러나 비인격적 주체들의 등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단순히 업무 효율성이나 빠른 업무 처리를 도와줄 뿐만 아니라, 또한 인간 경영진이 예측하지 못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도 있다.
소위 말하는 알고리즘 기반의 대규모 언어 모델, 즉 LLM(Large Language Model)은 수많은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보유한 인공 신경망으로 구성돼 있으며, 자기 주도학습이나 반자기주도학습을 사용하여 레이블링이 되지 않은 상당한 양의 텍스트로 훈련된다. 인간의 인지혁명의 극적인 발전이 가져온 인공지능의 발달은 다시 한번 인간의 인지능력을 테스트하는 바로미터가 될지 모른다. 인공지능 개발자는 물론, 그것의 사용자들은 점차 거대화되고 있는 생성형 AI의 파라메타(PARAMETA)가 이제껏 우리가 알지 못했던 초인간적 능력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한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생성형 AI의 매개변수가 늘어나면서 GPT-4 또는 그 이상의 모델이 일정한 추론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런 발전은 곧 2년에 10배씩 커지고 있는 초거대언어모델(LLM)에 의한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가능하다.
‘넥서스(NEXUS)’는 ‘연결고리’라는 뜻의 라틴어로, ‘네트워킹’을 가리킨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고찰했던 언어 발전, 즉 인지혁명 덕분에 인간은 다른 종들의 멸종 상황에서 홀로 생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지혁명의 결정적 계기가 된 언어는 정보를 주고받기 위한 간단한 의사소통을 넘어 그 이상의 것을 표현할 수 있고, 나아가 가상의 것을 생각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연결성을 발생시켰다. 인간은 인지혁명을 통해 허구 또한 믿을 수 있는 능력, 종교나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것은 곧 인간의 인지혁명이 단순한 생존의 차원을 넘어 지능이라고 부르는 인간의 패턴화와 예측 능력에 엄청난 변화를 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이제 인류는 이것을 바탕으로 인간의 지능을 폭발적으로 향상시켜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 개념을 상상하고 그것을 현실화하는 시대를 맞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놀랍게도 인공지능의 딥러닝 모델 역시 인간 뇌세포의 연결망과 유사한 계층 구조로 되어 있다. 입력층, 은닉층, 출력층으로 이루어진 계층 구조는 일종의 인공 뉴런으로 서로 복잡한 연결망, 즉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입력층에서 들어온 정보는 은닉층을 거쳐 출력층으로 전달되면서 점점 정교하게 학습된 데이터와 매칭되는 패턴을 찾아낸다. 딥러닝 모델이 이미지를 학습하고 생성해 내는 프로세스를 관찰해보면 드러나는 희미한 이미지에서 정교한 부분까지 구현해 내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딥러닝 모델은 은닉층의 개수가 많을수록 더욱 복잡해지고, 그 복잡성은 다시 세밀한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자기 능력화를 조직한다. 이런 은닉층을 가진 딥러닝 네트워크를 가리켜 심층신경망(DNN, Deep Neutral Network)이라고 한다. 이것이 곧 인공두뇌 또는 인공지능이라 부르는 AI다.
정보와 역사와 속성을 다루는 ‘넥서스’는 인공지능을 통해 주체성과 독립성을 갖춘 행위자가 되었다. AI는 스스로 아이디어를 생성해 낼 줄 알고,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기를 구현하는 ‘이질적인 지능(Alien Intelligence)’이라는 점에서 그것의 무오류성은 크게 의심받는다. 따라서 AI에 대한 지나친 의존 덕분에 사피엔스가 게을러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현대 문명 사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것처럼, AI가 초지능에 도달하기 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통제하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그것의 개발자나 전문적 사용자들이 ‘인공지능의 윤리관 정합성(AI alignment Technology)’ 분야를 더욱 진지하고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AI가 만들어내는 천국의 모습에 지나치게 현혹된 나머지 오히려 새로운 지옥을 경험하다가 출구 없는 미궁 속으로 인류가 빠져버리는 것을 적극적으로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종관 세움교회 담임목사, 전 성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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