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들, 혹시 가정의 질서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우리 아버지들께서는 사회생활에서 성공하면 가정의 질서는 저절로 세워진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계신 것은 아닌가요? 가정의 질서가 잘 세워지면 가족구성원들 모두가, 특히 어린 자녀들이 안정감을 갖게 됩니다. 반면 사회생활에서 성공을 거두더라도 가정의 질서가 무너진다면 가족이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사춘기 자녀들은 롤모델을 찾지 못해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하면 가정의 질서를 세워갈 수 있을지 아버지의 역할을 중심으로 그 해답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정서적인 책임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 아버지들은 직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오며 가정의 경제적인 필요를 채워주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다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라면 가장으로서 가정의 경제적인 책임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책임도 다해야 합니다. 아내와 자녀들의 정서적인 필요를 채워줘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버지들은 아내의 기분도 세심하게 살피며 서로 한 마음으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아내와 연합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자녀를 훈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때마다 해야 할 소리를 하지 않은 채 회피한 탓에 아내가 모든 악역을 맡느라 자녀들과 엄마 간 관계가 악화된 적이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자녀 훈계 문제에 대해서 아내와 한 마음으로 적절히 개입하고, 때로는 엄격한 아내 대신 차분하게 타이르는 등 가장의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버지가 가장으로서 책임과 권위를 다할 때 가정의 질서는 세워지고 가족구성원들 또한 행복할 수 있습니다.

둘째, 연령에 맞는 맞춤형 훈육을 해야 합니다.

사춘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항상 고민이 많습니다. 중고등학교를 거치는 동안 자녀들은 신체, 정서적으로 큰 변화와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부모의 권위에 대한 도전을 하곤 합니다. 이럴 때 아버지들은 섭섭한 마음에 자녀들에게 호통을 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섣불리 내뱉은 말 때문에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이 완전히 단절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자녀들이 부모의 권위에 도전을 할 때도 아이의 고유한 특성을 인정하며 질서를 세워 나가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시하지 않고 아이가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의 전투에서 이기려는 마음보다는 긴 호흡과 너그러움을 갖고 바라보며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춘기 자녀들은 표현은 안 해도 아버지의 태도를 지켜보고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처음에는 어색하더라도 아버지의 역할을 묵묵히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버지의 진정성을 언젠가는 아이들이 감사하는 때가 반드시 온다는 점을 기억하며 인내하는 넉넉한 아버지들 되시길 바랍니다.

셋째, 이 모든 것의 바탕에 사랑이 담겨야 합니다.

책임감도, 자녀에 대한 맞춤형 훈육도 신경 써야 하지만, 무엇보다 책임과 훈육의 바탕에 사랑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 같지만 사랑 없는 책임감이나 훈육은 가족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일방적인 사랑보다는 아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아내가 ‘원하는’ 사랑을 주어야 합니다. 자녀들을 훈육할 때에도 단호함 속에 따뜻함이 담겨 있어야 하며 융통성 있는 공정도 가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가정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먼저 아내와 자녀들의 걱정 근심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 그 필요를 채워주며 정서적인 책임을 다하시면 좋겠습니다. 둘째로 사춘기 아이들을 좀 넉넉한 마음으로 훈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정서적인 책임을 다하는 과정에서, 훈육을 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사랑이 빠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아버지들의 노력 안에서 가정의 질서가 바로 세워질 때 우리 가정의 행복은 저절로 따라오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이 글을 읽고 계신 아내 분들께 한 가지 제안 드리고 싶습니다. 남편에게 좀 못마땅한 부분이 있더라도 존경과 감사로 남편을 대해 주시면서 자녀들에게 아버지를 긍정적으로 소개하면 어떨까요? 그러면 자녀들도 아버지의 책임과 훈계를 더욱 존중하게 되고 가정의 질서가 올바르게 세워질 것입니다. 아버지 독자 여러분들! 어머니 독자 여러분들! 사랑의 마음으로 정서적 책임, 맞춤형 훈육을 다 하여 가정의 질서를 잘 세워 나가시는 지혜로운 부모들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진영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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