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몇 년 전에 교회 꽃꽂이 봉사를 하고 싶다고 한다. 딸아이도 꽃꽂이 연수를 전문적으로 받은 것도 아니면서 봉사를 한다고 하니 당혹스러웠다.
"네 생각은 좋은데 꼭 하려면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해. 하나님 일은 그렇게 쉽게 생각하고 하는 게 아니야."
"강습을 받아 배우면서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할 수만 있으면 참 좋지. 다른 봉사보다 좀 힘들지만 보람 있는 일이니까. 아무튼 깊이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해."
마침 교회에 꽃꽂이 봉사하는 사람이 없어 사모님이 하시는 데 무척 힘에 부쳐 보이긴 했다. 딸아이는 학원에 다니면서 꽃꽂이 봉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무척 힘들어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벌써 5년이 되어간다. 자기 개인 일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이면 양재동 꽃시장에 가서 꽃을 사다 하니 자연히 꽃을 사러 갈 때는 사위가 함께 사러 가는 일이 많다. 주일날 강대상에 예쁜 꽃이 장식 되어 있는 것을 볼 때는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무엇을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한다는 것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문학회 행사 때 코사지가 문인들의 가슴에 달려 있는 것을 보면 너무 흐뭇하다.
코사지란 작은 꽃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식장 분위기가 아름답게 빛나는 것을 볼 때는 힘들어도 하기를 잘 했다 하는 마음이 든다. 일 년에 수원 문학회는 네 번을 해야 했고, 경기 수필 문학회. 문학과 비평, 경기 여류 문학회 등 출판 기념회 때마다 해야 돼서 서울로 재료 사러 가는 일이 조금 힘들다. 재료비도 조금 버겁게 들 때도 있지만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한다.
내가 언제까지 봉사할 수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데까지는 하려고 한다. 문인은 그동안 받은 코사지를 모아서 집 커텐에 달아 놓았다고 사진을 찍어 보여 준다.
"내가 언제든지 출판 기념회를 하게 되면 코사지를 손님들께 달아 드리려고 모으고 있어요"하며 고맙다는 표시를 해 주니 마음이 고맙다.
유명 연예인 중에 가끔 ‘기부 천사’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 재능이 기부되려면 먼저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고 그 사람이 그 대가를 기부하는 것이 ‘기부 천사’의 품격이 아닐까. 그래야 나눔의 선한 기부가 지속된다. 자원봉사자들의 내어주는 능력과 시간을 너무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된다. 좋은 일이기에 희생을 떠안는 것이 아니라 참여 자체가 즐거운 일이 될 수 있게 서로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기부가 소중한 것은 전달되는 돈보다는 전달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기부뿐 아니라 솔선수범해 몸으로 보여준 봉사활동은 그 마음의 진정성을 확실히 보여줬다는 점에 더욱 값지다 하겠다.
베풂이란 것. 베풀어주는 것이 받는 즐거움보다 훨씬 더 내적인 충족감을 가져오고 만족하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알아갔다. 봉사를 하는 사람이 봉사 받는 사람보다 더 행복을 느끼는 것이 맞는 것을 경험했다.
임화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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