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일보는 경기도 내에서 운행하는 다양한 시내버스를 타고 관광명소 등 가볼 만한 장소를 소개하고 있다.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장소나 지역의 명소를 방문하고 지역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그곳에 담겨있는 스토리를 조명 중이다. 연중기획으로 이어지는 ‘버스타고 한 바퀴’의 열세 번째 순서는 용인 17A번 버스다.

용인시 마을버스인 용인 17A번 버스는 기흥구 보정동 ‘삼막골’ 정류장부터 기흥구 구갈동 ‘기흥구청’ 정류장까지 운행하며 한적한 도로 곳곳에 숨겨진 ‘바이크’ 명소를 지난다. 평일 배차는 40~60분, 주말 배차는 60분으로, 대기시간은 길지만 명소와 명소 사이 이동시간이 짧아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기 좋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바이크’를 주제로 전시관부터 카페, 맛집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버스를 타고 멋진 바이크와 바이커들을 구경하며 안전한 일탈을 만끽해보자.

할리데이비슨 용인점 주차장에 할리데이비슨 바이크가 주차돼 있다. 이보현 기자
할리데이비슨 용인점 주차장에 할리데이비슨 바이크가 주차돼 있다. 이보현 기자

◇남자의 로망,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용인점’=17A버스를 타고 ‘포도나무교회’ 정류장에서 내리면 도보 5분 거리에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용인점이 나온다. 이곳은 자유와 일탈의 상징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할리데이비슨’ 브랜드의 액서사리, 헬멧, 의류, 바이크 제품을 한눈에 구경할 수 있다. 1903년도에 설립된 할리데이비슨은 미국의 프리미엄 오토바이 제조 회사로, 철판을 때려서 펴고 파이프를 구부려 용접하는 식의 전통적인 스타일로 바이크를 만들고 있다. 최초 모델 형식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 디자인으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며, V모양의 트윈 엔진과 어깨보다 높은 핸들 위치가 특징이다. 할리데이비슨은 ‘남자의 로망’이라고도 불리며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될 만큼 자유로움이 가득한 브랜드다.

취재기자가 매장 입구에 들어섰을 때 마치 미국 LA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바이크 전용 주차장에는 거대한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들이 쨍한 햇볕 아래 열맞춰 도열해 있었다. 입구에서 왼쪽에 위치한 정비소에서는 거대한 엔진음과 배기음이 들려왔다. 바이커들은 주차장에서 보잉선글라스와 두꺼운 가죽자켓, 검은 두건을 쓰고 수리가 잘 됐는지 확인하려 자신의 ‘애마’를 가볍게 운전하기도 했다.

할리데이비슨 용인점 쇼룸 2층 바이크 전시장. 이보현 기자
할리데이비슨 용인점 쇼룸 2층 바이크 전시장. 이보현 기자

입구 오른쪽에 위치한 쇼룸 1층에는 바이커자켓, 헬멧 등이 있는 의류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매장 안에는 바이크 구매 고객에게 할인을 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쇼룸 2층 바이커 전시장에는 최신 할리데이비슨 바이크 20여 대가 열 맞춰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쇼룸 한쪽 벽면은 뻥 뚫린 고속도로가 보이는 통창으로 돼 있어 바이크들이 더 돋보였다. 회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은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며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언제나 편하게 문의해달라"고 안내했다.

2층에는 전시장 외에도 바이커들이 잠시 휴식할 수 있는 대기실도 마련돼 있다. 대기실에는 한 중년 남녀 둘이 바이커 자켓과 카우보이 모자를 착용한 채 창 앞에 의자에 걸터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대기실에는 커피, 물, 널찍한 가죽소파 등 편안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도록 배려한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용인 루트1 카페 전경. 이보현 기자
용인 루트1 카페 전경. 이보현 기자

◇미국 펍이 연상되는 카페 ‘루트1’= ‘포도나무교회’에서 세 정거장을 지나 ‘신역동’ 정류장에 내리면 바이크 정비소와 카페가 합쳐진 카페 ‘루트1’이 나온다. 루트1은 중앙에 널찍한 바이크 주차장을 중심으로 가장자리에 2층 버스와 캠핑카를 개조한 테이블과 스낵바가 위치한다. 본 건물 1층에는 카페와 이륜차 지정검사소, 2층은 바이크전시장과 퍼포먼서 커스텀을 장착할 수 있는 정비소도 있다. 루트1은 사람이 없는 시간에 바이크 운전을 즐기는 바이커들을 위해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카페 내부로 들어서니 미국의 한 펍에 들어온 느낌이 들 만큼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이목을 끌었다. 갈색 벽돌로 된 벽면에는 비틀즈, 모니카 밸루치 등 외국 유명인들의 흑백사진이 걸려있었고, 성조기가 새겨진 의자와 빈티지 스타일의 갈색 가죽 소파가 분위기를 더했다. 카페 안쪽에는 중고 바이크들이 전시돼 있었고 통창에는 넓은 주차장에 형형색색의 바이크가 주차돼 있었다.

기자는 루트1의 시그니처 음료인 ‘루트1 에이드’를 주문했다. 한 직원은 루트1 에이드에 대해 "생 오렌지와 무알콜뱅쇼 시럽이 들어가 오렌지 과육과 달달하고 진한 와인의 맛이 함께 느껴져 손님들이 많이들 찾는다"고 설명했다.

용인 올드타운로드에 할랄 푸드 및 워킹타코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보현 기자
용인 올드타운로드에 할랄 푸드 및 워킹타코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보현 기자

◇용인의 라스베이거스 ‘올드타운로드’=‘루트1’에서 대로변으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타코, 프라이즈 등 멕시칸, 아메리칸 식음료를 팔고 다양한 바이크 팝업을 운영하는 ‘올드타운로드’가 나온다.

올드타운로드는 널찍한 주차장에 서 있는 노란 바이크와 찌그러진 캔이 인상적인 탄산음료 자판기가 가장 먼저 방문객을 반겨준다. 5~6개의 야외 테이블에는 크고 번쩍이는 바이크 헬멧을 내려놓고 타코와 선데이 아이스크림 등을 먹고 있는 바이커들이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보니 바이크와 관련된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열려 있었다. 특히 ‘GBHAN X SUNNOCO 레이싱’ 팝업에서는 트렉 전용 레이싱 머신이 전시돼 있었다. ‘GBHAN’은 한규복 모터사이클 선수가 운영하는 라이딩스쿨이며, ‘SUNNOCO’(서노코)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석유 및 석유화학 제조기업이다.

용인 올드타운로드에 GBHAN X SUNNOCO 레이싱’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있다. 이보현 기자
용인 올드타운로드에 GBHAN X SUNNOCO 레이싱’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있다. 이보현 기자

팝업에서는 추첨을 통해 경품으로 총 1천만 원 상당의 트랙 주행과 슬라럼 교육(바이크 입문자를 위한 교육과정)의 기회, 다양한 아이템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었다. 올드타운로드 내부에 위치한 서노코 라운지에서 F&B 주문 당 1장의 응모권을 받을 수 있었다. 기자도 올드타운로드의 시그니처 메뉴인 ‘OL’ TACO’(올 타코) 주문 후 응모권을 작성해 파란 드럼통으로 된 응모함에 넣기도 했다.

용인 올드타운로드에 다양한 미국 굿즈들이 판매되고 있다. 이보현 기자
용인 올드타운로드에 다양한 미국 굿즈들이 판매되고 있다. 이보현 기자

올드타운로드의 메뉴는 ‘할랄푸드’(이슬람 율법에서 허용한 식품)가 따로 구성돼 있었고, 도리토스 등 시중에서 파는 과자로 타코를 만들어주는 미국 음식 ‘워킹타코’ 메뉴도 있어 이국적인 느낌이 가득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운 바이커들은 시동을 건 채 바이크의 엔진 파워를 올리며 안전장비를 단단히 맸다. 그중 한 바이커는 동료에게 "오늘은 날이 좋아서 멀리까지 나가보자"고 말하며 힘차게 핸들을 당겨 사라졌다.


이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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