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 청보 대표가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프로필 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이영주 청보 대표가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프로필 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안전을 위한 대비에 지나침은 없다. 특히 ‘화재’와 같은 사고는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화재 원인을 전부 해결하는 것이지만, 화재는 워낙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기 때문에 모든 원인을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가장 최선의 방법은 화재 발생 시(또는 발생 직전) 빠르게 대처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안산에 위치한 ‘㈜청보’는 ‘음성점멸유도등 무선제어장치’ 및 한여름 에어컨 실외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차단장치’ 등을 개발해 각종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중부일보는 지난 2023년 12월 인터뷰 이후 1년 반 만에 청보를 다시 방문했다. 그 사이 ‘화재 잡는 기업’으로 성장한 이영주 청보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발전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영주 청보 대표가 청보의 음성점멸유도등 무선제어장치(왼쪽 제품)와 배선이 추가로 설치된 일반 음성점멸유도등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이영주 청보 대표가 청보의 음성점멸유도등 무선제어장치(왼쪽 제품)와 배선이 추가로 설치된 일반 음성점멸유도등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경제적이고 안전한 선택, ‘화재잡는 청보’= 2006년 안산에서 문을 연 청보는 어느덧 영업을 개시한 지 20년을 바라보고 있다. 당초 전기안전관리대행업으로 시작했으나 다양한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시도한 결과 현재는 제조업으로 확장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청보는 업체의 브랜드 정체성(BI)을 ‘유도등은 청보, 감지기도 청보, 화재잡는 청보’로 내세웠다. BI에서 알 수 있듯 청보의 상품들은 화재 예방 및 피해 최소화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특히 청보는 ‘음성점멸유도등 무선제어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오랜시간 노력을 기울였다.

음성점멸유도등은 기존 유도등과 달리 음성과 불빛으로 비장애인들 뿐만 아니라 시각 및 청각장애인들의 대피를 돕는 경보 피난시설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음설점멸유도등은 제1종 근린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종교시설, 판매시설, 의료시설 등에 설치가 필수다.

그러나 음성점멸유도등은 일반 유도등과 달리 220V 전원 외에 24V의 출력신호를 줄 수 있는 통신선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에 따라 기존 건물에 음성점멸유도등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배선공사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

청보는 이러한 단점을 개선해 공사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무선제어장치를 개발했다. 따로 배선공사를 실시하지 않아도 음성점멸유도등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해당 제품은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 혁신융합품목으로 선정됐으며, 전자파 인증을 획득해 올해 ‘대구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 제품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영주 대표는 "무선제어장치를 통해 음성점멸유도등 설치공사비 65%를 절감할 수 있다"며 "대구국제소방안전박람회 이후 경찰서, 학교, 백화점 등으로부터 구입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청보는 여름철 주요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에어컨 실외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차단장치를 개발했다.

에어컨 실외기는 높은 습도와 모터과열, 배선 노후화 등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장치는 ‘아크(기체 방전)’로 인한 화재 위험 시 센서가 누전차단기를 내려 화재를 방지하는 효과를 낸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9월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주관 ‘우리동네 1사-1시장’ 업무협약을 통해 ‘오이도전통수산시장’에 55대 무상 기증됐고, 같은 해 12월에는 안산시상권활성화재단 사업의 일환으로 기사촌상인회 상점에 유상 설치됐다.

이 외에도 청보는 영문표기 식별에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층을 위해 ‘국문표기 통로 유도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으며, 국내 최저가 가격의 적외선 불꽃감지기 등도 선보이고 있다.

이영주 청보 대표가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이영주 청보 대표가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천무절인지로’의 정신으로 어려움 극복= 이처럼 청보는 혁신적인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신제품 개발로 인한 부담도 큰 상황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인증비용이다. 청보의 모든 제품은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 인증 및 전자파인증, 고효율인증 등을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인증을 받기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고, 소요 시간도 길기 때문에 당장 제품 개발 후 판매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정부자금 지원제도를 이용하려 해도 창업 7년 이상 기업에 대한 혜택이 많지 않아 자금을 지원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 대표는 ‘천무절인지로(天無絶人之路·하늘은 사람에게 절대 막힌 길을 주지 않는다)’를 되새기며 청보를 이끌었다. 그는 "아무리 어려워도 해결책이나 희망은 있다"며 "이러한 마음이 동했는지 대구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서 청보의 음성점멸유도등 무선제어장치와 에어컨실외기 화재예방 차단장치가 전시회 제품 중 유튜브 조회수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시기적절하게 무선제어장치가 조달청 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대상에 1차 합격해 7월 초 2차 합격 발표를 기다리고 있으며, 모 소방시설공사업에서 판매우선권에 대한 문의와 투자 문의가 들어왔다. 천무절인지로가 존재한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주 청보 대표가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이영주 청보 대표가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청보의 100년 브랜드, 전천후 안전 설루션 업체로 우뚝= "청보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이 대표는 청보를 100년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전기안전용품과 소방용품에 혁신을 더해 전천후 안전 설루션 제공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청보는 향후 자사 제품을 활용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원격으로 설비 유지·보수를 진행함으로써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시키고 인명과 재산 보호에 더 큰 역할을 하기 위함이다.

많은 이가 청보의 제품을 통해 화재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지길 바란다는 이 대표는 "예를 들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음성점멸장치가 필수다. 그러나 배선공사 등으로 인해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경기도 내에서는 보급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청보의 혁신적인 무선제어장치를 학교에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안전, 인재, 창조를 핵심으로 삼아 성장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안전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며, 긍정적이며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고,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창조 정신을 이어가겠다"며 "모든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성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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