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를 지나 처서가 금방인데
아직도 한 낯에는 여름 열기가
식지 않코 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계절.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푸르렀던 나뭇잎들은 조금씩
붉고 노란빛으로 물들 준비를 하고,
매미 소리 대신 귀뚜라미의
청량한 울음이 밤공기를 채운다.

 

새벽녘에는 투명하고
선선한 공기가
폐 속 깊이 스며들어
정신을 맑게 해주고,
그 안에 숨겨진 신선함이
불쑥 찾아오곤 해.
따뜻한 차 한 잔이
더없이 소중해지고,
포근한 스웨터에
손이 가는 시간이 온 것이다.

 

가을은 성급하게 달려들지 않는다.
그저 천천히, 조용히, 세상 모든 것을
감싸 안듯이 다가와 우리에게
깊은 생각에 잠길 시간을 선물하는 것 같다.

 

한 해의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동시에 품고 있는 이 오묘한 계절,
가을의 문턱에서 우리는 또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게 될까.  

글·사진=노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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