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등 대형 플랫폼사
콜 수락률 등 평가해 하청사 등급
등급 높을수록 수수료 많은 구조
직고용과 달리 당일임금 장점에
하청사로 라이더 대거 이동 추세
단시간 미션완수시 보상금 상당
라이더 위험 감수하고 과속 주행
배달 라이더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과속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할당 물량이 많은 하청사에 몸을 담는 노동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플랫폼사가 배달 성과별로 하청사 등급을 나누는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산재 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민주노총 라이더유니온 등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플랫폼사와 계약을 맺고 직고용되는 기존 배달 라이더와 달리 하청사 소속 라이더는 배달대행 업체로부터 물량을 받고 배달을 수행하는 노동자다.
둘 다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받기 어려운 특수고용노동자이기는 하지만, 하청사의 경우 당일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 라이더들이 많이 옮겨가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시간 내 콜 소화율(배달 수행률)을 달성해야 해 안전사고 위험에 항시 노출돼 있다.
플랫폼사가 배달 물량을 하청사로 내려보내면 하청사가 라이더들에게 ‘세트’(특정 시간에 배달해야 하는 물량) 형식으로 임무를 배분한다.
아침·점심·저녁 등 피크 시간에 제한 시간을 부여해 그 시간 안에 할당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미션 성공 시 지급되는 추가 보상금이 상당해 경기가 좋지 않은 요즘 하청사로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버렸다.
배달 노동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배달의민족은 지난 7월부터 ‘하청사 등급제’ 시행에 들어갔다. 배달 건수와 콜 수락율 등 성과가 클수록 하청사는 높은 등급을 받게 되고, 그만큼 본사에서 떨어지는 수수료도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하청사 간 경쟁이 심화할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우후죽순 나타나기 시작했던 하청사들로서는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라이더들에 대한 강도 높은 지시가 불가피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하청사를 낀 간접 고용 구조가 공고화할 시 라이더들의 산재 사고에 대한 책임이 대형 플랫폼사에서 하청사로 떠넘겨지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수원의 한 하청사에서 일하는 라이더 A씨는 “하청사가 단톡방에 ‘출근해 달라’고 공지하면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어느 정도만 일하고 싶어도 회사에서 요구하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도내 한 하청사 관계자는 “하청사 평가에 콜 수락률의 비중이 커 소위 ‘똥콜’(기피 대상 배달지)을 거절할 수 없어 위험을 감수하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성중 라이더유니온 경기지회장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지급된 세트를 처리해야 해 라이더들이 무리하게 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직고용 라이더보다 하청 라이더들이 처리하는 물량이 더 많아지는 추세라 과도한 프로모션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노경민·최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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