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봉동 생활권과 같은 광명동
7호선 광명사거리역으로 재탄생
시장 다양한 음식 중 '족발집' 인기
성당 옆 생일책 유명 책방 '읽을 마음'
부산 벡스코 북앤콘텐츠페어 참가
경인선 전철 개통 당시에 대부분의 역명은 두세 글자였다. 수도권 전철이 거미줄 같은 지금은 광명사거리, 가산디지털단지 등 5~7글자로 역명이 길어졌다. 사람들이 역명을 약칭으로 부르면서 7호선 광명사거리역은 ‘광사’가 되었다. 광명시의 원조 격인 광명동은 서울 개봉동과 생활권이 같다. 경기도의 지역번호는 ‘031’인데, 광명시는 전 지역이 ‘02’를 사용하며, 광명동의 영화관은 개봉극장, 교회는 개봉중앙교회였다. 개봉극장은 사라졌지만 개봉중앙교회는 건재하다. 서울과 경기도 사이에서 고민하던 광명동은 2000년에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 개통되면서 새롭게 태어났다.
광명동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광명시의 터줏대감이다. 광명시장은 전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상설시장이다. 지역주민들의 생활터전인 전통시장에서는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시장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먹자골목이 형성되었고, 지금은 ‘광사먹골’이라는 음식문화거리로 불린다.
무더웠던 광복절에 찾아간 광명시장은 장을 보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빈대떡과 칼국수, 씨앗호떡과 닭강정 등 먹거리가 다양하지만 이날 많은 손님이 몰린 곳은 족발집이었다. 여행자의 필수 코스 중 하나가 로컬 시장이다. 광명전통시장은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공영주차장도 있다. 경기도에 속하지만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서 서울시민들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광사’의 정체성은 골목길의 광명성당과 동네 책방을 보면 드러난다. 광명성당은 1977년의 성당 봉헌식 이후, 주민들과 미사를 함께 해온 천주교 수원교구의 성당이다. 성당 옆에 자리한 동네 책방의 상호는 ‘읽을 마음’이다. 광명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한별 대표가 운영하고 있으며 ‘생일책’으로 유명한 독립서점이다.
독자와 같은 날 태어난 작가의 책을 골라서 ‘블라인드 북’으로 소개하는 ‘읽을 마음’은 새로운 책과 인연을 맺는 가장 비밀스런 방식을 추구한다. 경기도 지역서점으로 인증받은 ‘읽을 마음’은 매년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여 많은 독자에게 생일책을 소개하고 있다. 환한 얼굴로 기자를 맞이한 이한별 대표는 “동네 책방이 골목길에 자리를 잡은 이후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을 책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북앤콘텐츠페어에 참가하는 이한별 대표는 ‘생일책’을 직접 포장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광명동 산 127번지에는 국내 최초의 국립소방박물관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하반기에 박물관이 개관하면 ‘광사’를 찾는 사람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통시장과 먹자골목, 먹거리와 책방이 어우러진 ‘광사’는 광명시를 대표하는 지역 상권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최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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