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공유학교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에 참여한 안양예고 허지민(사진 앞줄 첫 번째) 학생. 사진=허지민 양
경기공유학교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에 참여한 안양예고 허지민(사진 앞줄 첫 번째) 학생. 사진=허지민 양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에 다니며 꿈을 찾은 학생들. 경기공유학교에 참여한 학생들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 맞춤 교육을 핵심 과제로 삼은 경기공유학교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경기공유학교에 다니며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해 지역사회의 전문적인 교육자원을 활용해 운영되는 만큼 경기공유학교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

지난 2023년 6개 교육지원청에서 시작된 경기공유학교는 지난해 도내 31개 시군에서 전면 시행된 뒤 올해로 출범 3년 차를 맞았다. 아직까지는 내실화 단계임에도 불구, 벌써부터 경기공유학교를 통해 꿈을 찾고 진로를 정한 학생들이 등장하고 있다.
 

오는 10월 19일에 열리는 경기공유학교 정기연주회 포스터. 사진=허지민 양
오는 10월 19일에 열리는 경기공유학교 정기연주회 포스터. 사진=허지민 양

◇공유학교 통해 악기 간 호흡을 배우다

경기공유학교에서는 학교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영역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문화예술 영역의 경우 일반적인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만큼 경기공유학교의 역할이 더욱 빛난다.

학생들은 뮤지컬, 댄스, 도예, 오케스트라 등 음악과 예술 분야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신들의 꿈을 찾고 있다.

안양예술고등학교에서 바이올린 전공으로 재학 중인 1학년 허지민 양은 경기공유학교의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악장 역할을 수행하는 등 더욱 성장한 케이스다.

어렸을 적부터 취미로 악기를 해왔다는 허 양은 중학교 홈스쿨링 시절 본인의 전공을 결정해 혼자 레슨을 받았다. 그러나 혼자 레슨을 받을 때는 서로의 악기 소리를 듣고 타이밍을 맞추거나 악기 간의 호흡을 배우기 어려웠던 만큼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허 양의 설명이다.

그러던 중 레슨 선생님으로부터 경기공유학교 오케스트라가 개강한다는 소식을 들은 허 양은 성남교육지원청의 경기공유학교 오케스트라의 1회 오디션에 참여해 악장으로 들어가게 됐다. 허 양은 현재 2년째 경기공유학교에 참여하며 모든 연주에 악장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오는 10월에는 제4회 정기연주를 통해 플롯을 전공하는 친구와 협연도 진행한다.

허 양은 “취미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 만큼 전공자 레슨을 받아오면서 항상 선생님과 단둘이 연습실에서 있고, 혼자 연습을 하는 생활을 매일 해왔다”며 “공유학교를 시작하고 나서 오랜만에 혼자가 아닌 다른 전공자, 친구들을 만나니 성격도 더욱 밝아지고, 잠시 멈췄던 친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전에는 뜨문뜨문 느끼던 행복이라는 감정을 매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허 양은 공유학교의 장점으로 좋은 시설과 좋은 선생님을 꼽았다. 그는 “(공유학교를 통해) 혼자 레슨 받으며 배우지 못했던 악기 간의 호흡을 배울 수 있었다”며 “사교육에서도 배울 수 있지만 좋은 시설과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하니 더욱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좋은 점은 지휘자 선생님이 대학 교수님이고, 여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만큼 많은 교향곡과 협주곡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용인 청덕초에 다니는 차동준 학생이 지난 3월 열린 ‘2025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차동준 군
용인 청덕초에 다니는 차동준 학생이 지난 3월 열린 ‘2025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차동준 군


◇공유학교서 탄생한 창의력 국가대표

경기공유학교는 수요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인기가 많은 영역일수록 프로그램 수가 늘어난다. 가장 인기가 많은 영역은 AI·디지털 영역으로, 전체 프로그램 중 3분의 1 정도가 해당 영역에서 개설됐다.

그 정도로 AI·디지털 영역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굉장히 높다. 그만큼 AI·디지털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학생도 찾아보기 쉽다.

용인 청덕초등학교의 5학년 차동준 군은 지난 2월 열린 ‘2025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국가대표가 됐다.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는 매년 미국에서 나오는 당해 과제를 학생들이 직접 팀을 짜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무대의 소품가지 등을 만들어 발표하는 국제대회다.

차 군의 팀은 도전과제 중 하나인 고전예술 문제를 택해 무대를 꾸미고 극본을 각색한 연극을 준비해 발표했다. 차 군은 공유학교에서 배운 코딩을 이용해 무대장치에 활용해 발표를 했고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당 무대는 심사평가에서 ‘창의성이 돋보인 무대’라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차 군은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진행한 ‘블록코딩으로 배우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라는 AI SW 공유학교에 참가해 코딩을 배웠다.

e알리미를 통해 공유학교를 접했다는 차 군은 이전까지 한 번도 코딩을 배워본 적이 없었으나, 공유학교를 통해 직접 코딩해서 레고 블록을 움직여 보는 경험을 하며 관심을 키웠다.

차 군은 “학교 외 수업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이어 “경희대 1층 랩 앞에서 3D 프린트 작품들이 많이 진열돼 있어서 3D프린트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는데 너무 인기가 많아서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며 계속해서 공유학교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차 군은 공유학교를 통해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과정을 접할 수 있다”며 “대학교와 연계한 수업도 있고, 지역 중심의 수업도 있고, 과학, 음악, 체육 등 종류가 많아서 많은 경험이 가능하다”고 했다.



◇인재 키우는 경기공유학교

경기공유학교는 지난해까지 지역의 전문적인 교육자원을 활용해 학교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3천 개 이상 프로그램을 통해 6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며 꿈을 키웠다.

경기공유학교에 참여한 학생들의 95.2%는 만족감을 표했다. 자신의 진로와 연관된 영역에서 지역 전문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도교육청은 계속해서 경기공유학교 운영을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먼저 경기공유학교가 지역 교육협력 플랫폼으로 원활히 작동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경기공유학교를 통해 학생 맞춤 교육이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지, 지역 교육의 역량이 어떻게 강화되고 있는지, 지역 격차나 교육 소외 예방을 위한 노력들이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등 경기공유학교 정책을 다각도로 평가하고 피드백하는 정책 관리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여전히 가정 형편상 이동이 어렵거나, 정보가 부족해 교육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학생 생활권 중심의 거점활동 공간 확보, 정보 제공을 위한 온라인시스템 제공 등을 갖추고, 이밖에도 다문화, 느린학습자,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설한다는 복안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기공유학교 운영 활성화를 위해) 학생 맞춤 교육 성격에 맞게 자원의 형태, 연결 방법, 프로그램 구성 및 운영 방법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개방적이고 유연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새로운 경기교육’은 중부일보와 경기도교육청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섹션으로 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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