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평화·상생 통해 삶의 가치 배워
'기어로 축 이동하는 가위' 개발
최준혁 군 과학발명품 장려상 수상
"농업·생활 등 자연 중심 교육 도움"
시골에 위치한 작은 대안학교에서 전국대회 수상자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인천 강화군 양도면 소재 산마을고등학교 재학생 최준혁(19) 군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제46회 전국학생 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기어를 이용해 축이 이동하는 가위’를 만들어 장려상을 받았다.
준혁 군은 “옷 만들기 시간에 쓰이는 가위가 너무 무거워 이를 해결하고자 발명품을 제작하게 됐다”며 “산마을고에서는 일반고에서 못 느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이런 경험이 아이디어를 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번 경진대회 고등부에서는 준혁 군을 포함한 수상자 64명 중 36명이 특목고 재학생일 만큼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인천에서 총 4명의 학생이 이 대회 대표로 나섰는데, 준혁 군을 제외하고 모두 과학고 재학생이었다.
산마을고는 포도가 특산물로 유명한 양도면 산 밑자락에 위치해 있다.
학교 건물은 시골집 수채가 모여 있는 민속촌을 연상케 한다. 46명이 재학 중에 있고 2000년에 개교해 올해까지 41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교 이름인 ‘산마을’은 성경 마태복음 중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마을이 드러날 것이요”라는 구절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이 중 ‘산’은 자연을 의미하는 산(山)과 살아 있는(生) 교육이 이뤄지는 마을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배추밭에서 풀을 뽑고 논에서 모내기를 한다.
사회 시간에는 문제 풀이 대신 친구들과 함께 한국의 정치체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직접 기른 농작물로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 생태 화장실에서 나온 인분으로 비료를 만드는 것 또한 교육의 일환이다.
이곳 학생들은 학교의 교육 철학인 ‘자연·평화·상생’의 가치 아래 입시보다 중요한 삶의 가치를 보고 배우고 느낀다.
최윤환 산마을고 교사는 “산마을고에서는 입시 경쟁이 아닌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고 자연과 함께하는 교육을 중시한다”며 “일반 교과를 비롯해 철학, 농업, 생활 등의 수업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자립을 추구한다”고 했다.
교사들은 교과 중심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교육이 창의력의 원천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준혁 군 또한 직접 옷을 만드는 ‘생활 기술’ 수업 중에 힌트를 얻어 발명품을 만들었다.
강화정 산마을고 교장은 준혁 군의 수상은 산마을의 교육 과정을 잘 따르면서 세상을 더 이롭게 만들고자 하는 물음을 멈추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강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산마을 교과 과정에 집중해서 사람의 마음을 경청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길렀으면 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올바른 민주 시민으로서 성장하고, 긍정적인 힘을 외부에도 전달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최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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