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기가 살짝
서늘해지는 길목에서
가을이 조용히 내려앉는다.
나뭇잎은 붉고
노랗게 마음을 물들이고,
골목 끝 은은한 달빛은
한가위의 둥근 안부를 전한다.
오래된 그릇에 송편 몇 알,
따뜻한 차 한 모금이면
그리움도 잠시 둥글어진다.
바람에 흩어지는 낙엽처럼
미련은 가볍게 놓아두고,
안부를 묻는 목소리에
온기가 다시 피어오른다.
단풍은 오늘 가장 선명한 색으로 흔들리고
그 아래서 조용히 다짐해본다.
돌아오는 계절마다
더 고운 마음으로,
서로를 비추는 달빛이 되자고.
글·사진=김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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