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천 제물포구 숭의동에 소재한 제물포 지하도상가 바닥이 누수로 인해 얼룩져 있다. 사진=노선우 기자
13일 인천 제물포구 숭의동에 소재한 제물포 지하도상가 바닥이 누수로 인해 얼룩져 있다. 사진=노선우 기자

65억 원 들인 리모델링에도 누수·악취 여전…상인들 "1년째 영업 못 해"

"비 오면 천장서 물 새고 곰팡이 냄새 진동"…이용객도 불쾌감 호소

시설관리공단 "지하수 유입이 원인…재공사 없인 근본 해결 어려워"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에 소재한 제물포 지하도상가가 약 65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음에도 누수와 악취가 사라지지 않아 입점 상인과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점포는 내부에 물이 차오르는 등 피해가 심각해 임시 보수를 진행했음에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1년 넘게 운영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중부일보가 찾은 해당 지하도상가 바닥 곳곳엔 누수로 인한 얼룩이 선명했다.

얼룩에 손을 가져다 대니 축축한 물기가 느껴졌다. 또 일부 트렌치(바닥을 파내 만든 도랑) 내부에는 새카만 물떼가 자리했고, 이로 인한 쿰쿰한 곰팡이 냄새가 지하도 내부를 가득 채웠다.

2022년 재개장 직후부터 이곳에 입점해 있는 한 상인은 “큰돈을 들여 리모델링해 겉으로는 깔끔해 보이지만, 재개장 초기부터 바닥에서 물이 차올랐고 비가 오면 천장이나 벽에서 물이 샜다”며 “냄새도 문제고 배수도 잘 안되다 보니 벌레도 많이 꼬여 늘 살충제를 뿌려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특히 의류를 취급하는 점포에서는 습기로 인해 옷에 곰팡이가 피는 상황”이라며 “이런 피해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지하도를 통해 이동 중이던 한 대학생은 “아르바이트를 가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길인데, 여름이나 비가 올 때면 습기와 냄새 때문에 불쾌할 때가 많다”고 했다.

13일 인천 제물포구 숭의동에 소재한 제물포 지하도상가 바닥이 누수로 인해 얼룩져 있다. 사진=노선우 기자
13일 인천 제물포구 숭의동에 소재한 제물포 지하도상가 바닥이 누수로 인해 얼룩져 있다. 사진=노선우 기자

지난 1977년 조성된 제물포 지하도상가는 2019년 노후시설 개선과 점포 확장 등을 위한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2022년 2월 약 4천976㎡ 규모로 재개장했다.

총 6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중앙무대, 댄스실, 커뮤니티실, 스터디룸, 북카페 등 문화공간까지 새로 조성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설 개선 노력에도 지하도 내부의 고질적인 누수 및 악취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들은 열악한 환경과 부실한 관리로 전체 임대 점포 73곳 중 절반만 입점해 있는 형편이라며 개보수와 보상 등 대책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상가를 관리 중인 인천시설관리공단은 트렌치 공사와 유도배수판, 제습기 설치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지하도 특성상 지대가 낮다 보니 지하수가 올라오는 것이 누수와 악취의 주요 원인”이라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공사를 해야 하는데 물리적·재정적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지금의 상태보다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노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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