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철 협동조합마을카페마실 이사장이 19일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태호기자
정은철 협동조합마을카페마실 이사장이 19일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태호기자

밖에서는 여느 카페와 다름없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주민들의 담소로 가득차 왁자지껄한 카페 마실. 아파트 건물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안산시 상록구 일동의 주택단지 한가운데 위치한 카페 마실은 주민들의 십시일반 출연으로 꾸려진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된다.

카페 마실을 이끄는 정은철(49) 이사장은 이곳이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고 자부한다. 마을 사람들이 언제든 거리낌없이 들러 일상을 나누던, 과거의 ‘복덕방’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20여 년 전 주위에 홀로 방치된 아이들을 돌보자는 취지로, 반지하에서 돌봄을 시작한 게 저희 협동조합의 시초입니다. 이후 2015년,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해 보자는 취지로 현 위치에 협동조합 형태의 카페 마실을 만들었습니다.”

카페 마실은 자원 순환,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위한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투명 플라스틱 페트병, 세척 우유곽을 비롯해 폐건전지·의약품 수거 등의 환경 실천을 행정복지센터까지 갈 필요없이 이곳에서 쉽게 이행할 수 있다.

새 제품을 살 때마다 발생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섬유유연제, 세제 등을 덜어서 구입할 수 있고, 질 높은 재료로 천연화장품을 만들어 필요한 만큼 가져갈 수 있다. 또한 누구나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공유텀블러를 다량 비치해, 일반 커피숍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의 감소에도 기여하는 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활동을 마을 단위에서 실천하고 있다.

“주민들이 스스로 환경 보호,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에 매일 투명 페트병이 산처럼 모입니다. 카페 마실은 주민들의 친교(親交)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마을, 더 나아가 지구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정 이사장이 꿈꾸는 카페 마실의 목표는 지극히 소박하다. 마을에서 필요한 일들을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장소,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는 희망이 넘치는 장소가 된다면 그것으로 대만족이다.

“120여 명 조합원의 출자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이니 만큼, 그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공간, 마을의 대소사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의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제가 아닌 다른 어떤 이가 이 자리를 맡더라도 무탈히 운영할 수 있도록 기틀을 탄탄하게 잡아 놓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카페 마실이 동네 일을 스스로 해결하는 자치의 공간을 넘어 마을 사람들의 자부심이 되는, 따뜻한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길 기원해본다.

이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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