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첫 아이를 30대 후반이나 40대에 가지는 부부들이 흔해졌습니다. 사회생활이나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초산 연령이 높아진 것이죠. 하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태아의 염색체 이상, 특히 다운증후군의 위험이 함께 올라갑니다. 20대 산모의 경우 약 1천 명 중 1명 정도가 다운증후군 아기를 출산하지만, 40대 산모는 45명 중 1명꼴로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요즘은 임신 초기에 태아의 염색체를 검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검사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태아 염색체 검사는 크게 ‘선별검사’와 ‘진단검사’로 나뉩니다.

먼저 선별검사는 ‘이상 가능성이 있는지 미리 살펴보는 검사’입니다. 임신 11~13주에는 1차 기형아 선별검사, 15~22주에는 2차 검사를 하죠. 최근에는 NIPT(비침습적 산전검사)라는 검사도 많이 시행합니다. 산모의 혈액 속에 섞여 있는 태아의 DNA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임신 10주 이후부터 가능하며 정확도도 높습니다. 무엇보다 산모의 혈액만으로 검사하므로, 태아에게 직접적인 위험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확실한 확인을 원할 때는 진단검사를 시행합니다.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의심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진단검사를 권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융모막 융모생검과 양수검사입니다.

융모막 융모생검은 임신 10~13주 사이에 시행하며, 초음파로 위치를 확인한 뒤 태반 조직을 아주 조금 채취합니다. 검사 시기상 가장 빠르게 태아의 유전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입니다. 과거에는 유산 위험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그 확률이 0.22%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양수검사는 임신 15~20주 사이에 시행합니다. 태반을 피해서 자궁 속 양수를 20~30mL 정도 채취해 검사합니다. 시술로 인한 유산 확률은 0.13% 정도로 보고됩니다. 너무 이른 주수(10~13주)에 시행하면 오히려 위험이 높아지므로 현재는 권하지 않습니다.

검사 결과는 얼마나 걸릴까요? 이렇게 얻은 세포는 배양 과정을 거쳐 약 2주 후 결과가 나옵니다. 하지만 다운증후군이나 에드워드 증후군 같은 주요 염색체 이상은 ‘QF-PCR’이라는 빠른 검사로 1~2일 안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세한 유전자 결손이나 단일 유전자 질환까지 확인이 가능해졌습니다.

내게 맞는 검사를 의사와 함께 고민하세요. 의학기술의 발전 덕분에 산전 유전자 검사는 ‘불안감 해소’에서 ‘건강한 출산 준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모든 검사는 장단점이 있으므로, 임신 초기에 의사와 충분히 상담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령 임신이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닌 시대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현명한 선택이, 무엇보다 소중한 아기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이지훈 쉬즈메디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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