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70%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중·동·강화·옹진군은 대표적인 원도심 지역에 북한과 맞닿는 접경지역까지 관할하는 선거구다.

인천 토박이들과 이북 피난민, 그들의 후손이 분포하며 강화군의 독특한 지역 색을 품고 있어 까다로운 선거구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인천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주 무대로 지역 내 60대 이상 고령 인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다.

지리적 위치나 인구 연령비율에 따라 보수성향이 강한 편이지만 최근 영종국제도시에 젊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선거판세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게다가 현역 의원인 미래통합당 안상수 국회의원이 19일 계양구갑 출마를 선언하면서 3선이자 2번의 인천시장을 지낸 중진의 빈 자리가 클 전망이다.

안 의원의 이탈로 지난 총선에서 각축을 벌였던 3명의 후보군이 압축, 조택상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배준영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오는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인천 중동강화옹진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이 출근길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상인들을 만나 고충을 듣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유정희기자<br>
오는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인천 중동강화옹진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이 출근길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상인들을 만나 고충을 듣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유정희기자

민선5기 동구청장을 역임한 조택상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선거운동에 열중이다.

4년 전 안 의원과 맞붙어 고배를 마셨지만 일찌감치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고 지역 곳곳을 돌아 다니며 의지를 불 태우고 있다.

조 예비후보는 올 겨울 최강 한파라던 지난 17일 눈발을 고스란히 맞으며 오전 7시부터 영종역에서 출근길을 재촉하는 주민들에게 밝은 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코로나19에 악수를 하거나 명함을 전달할 수는 없지만 "안녕하세요. 조택상 예비후보입니다. 잘 다녀 오십시오"라고 멀리서 나마 응원을 보냈다.

영종역 에스컬레이터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이렇게 추운 날도 인사를 나오시네요. 대단한 것 같아요"라며 "이사 온 지 얼마 안돼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아침마다 보는 파란색 후보가 선거날 기억나지 않겠어요?"라고 웃어 보였다.

영종역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잦아든 9시께 조 예비후보는 시내버스를 타고 구읍뱃터로 이동, 버스에서 만나는 주민들과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야기의 화두는 장소가 버스 안인 만큼 대부분 ‘교통’이다.

현재 영종국제도시를 경유하거나 출발·도착하는 시내버스는 23개 노선의 193대로 1개 노선당 운행하는 버스 수는 평균 8대 가량이다.

결국 버스 1대를 놓치면 다음 버스를 기다리기에 낭비되는 시간이 길어 주민들의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조 예비후보는 "영종도의 긴 버스 배차간격 등 교통 편의성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해 내부 트램 등을 조기 추진하겠다"라며 "환승할인을 비롯해 주민들에게 필요한 교통문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예비후보는 구읍뱃터에 내려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들을 격려하고 함께 쓰레기를 치우면서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훈훈한 모습을 자아냈다.

인근 구읍뱃터어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른 아침이자 눈발이 매서운 날씨 탓에 대부분의 상인들이 집 밖을 나서지 않았다.

조 예비후보에게 인사를 건넨 해물칼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김미성씨는 "공항을 끼고 있어서 여기는 비행기 탈 사람들이 많아야 장사가 잘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타격이 커요"라며 "제일 원하는 건 경제활성환데 사람들이 많이 오갈 수 있게 연륙교 착공에 힘 써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조 예비후보는 "영종과 원도심을 잇는 제2공항철도의 적기 건설과 영종도 환승할인, 9호선 강화읍 연장하고 동인천과 테크노파크를 연결하는 인천대순환선 2구간을 우선 건설해 힘 있는 여당후보로서 우리 지역을 다시 인천의 중심으로 만들어 내겠다"라며 "특히 항공정비특화단지(MRO)를 유치해 대한민국 항공정비산업과 항공우주산업 육성의 기틀을 마련, 경제적 자생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는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인천 중동강화옹진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이 출근길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상인들을 만나 고충을 듣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유정희기자<br>
오는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인천 중동강화옹진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이 출근길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상인들을 만나 고충을 듣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유정희기자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던 배준영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도 넓은 지역구를 돌아 다니며 주민들의 삶 속을 파고드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4년 전 안 의원에게 1.28% 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쓰라린 경험을 뒷배로 삼는다.

배 예비후보의 선거운동은 매일 아침 6시부터 시작한다.

평일에는 영종국제도시와 동인천역 등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주말에는 동네 구석구석을 돌며 주민들과 직접 소통한다.

지난 15일에는 동구에서 앞뒤로 자신의 이름이 크게 적힌 피켓을 메고 부지런히 걷고 있었다.

그 모습이 신기했던 한 주민은 "배준영 파이팅"을 외쳤고 백발의 어르신은 피켓이 무겁지는 않냐며 걱정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그들에게 배 예비후보는 송도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인천역까지 끌어오고 제2공항철도와 연결해 원도심을 신중심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감사를 전했다.

오후에는 강화군으로 이동해 무거운 피켓을 벗고 조리사용 투명 마스크를 착용한 채 주민들을 만났다.

지나가던 한 택시 운전기사는 "젊은이들이 많이 들어와야 경기가 살아난다"며 "젊은 정치가 젊은이들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배 예비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실정과 독주를 바로잡으려면 새롭고 역동적인 야당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낡은 정치를 부수고 지역경제를 다시 살릴 혁신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배 예비후보는 코로나 19로 인해 취소된 주말행사 대신에 강화읍 골목골목을 돌며 상인과 주민들을 만나 경기가 너무 안 좋다는 토로를 경청하기도 했다.

넓은 선거구를 다니느라 체력소모가 심할 법도 하지만 배 예비후보는 주민 한 분이라도 더 만나야 한다며 발걸음을 급히 옮겼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며 만나는 주민들 대부분이 ‘경제 좀 살려달라’는 말씀을 하신다"며 "국회의원을 비롯한 중앙 정치인들이 책상에서 통계수치나 만질 일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서 어려운 경기를 체감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지역 커뮤니티에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올리고, 활동내용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등 하루가 짧기만 하다.

배 예비후보는 "중·동·강화·옹진의 관광과 MICE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라며 "주민들과 항상 함께 하며 익혔던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공직자와 경제단체장으로서 익힌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안재형 정의당 예비후보는 보건의료노조 인천의료원지부장 출신으로 지난달 총선 출사표를 던지고, 당 차원의 총선 전략회의에 참석하는 등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을 외치고 있다.

무소속으로 예비후보에 등록한 김찬진 전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도 국민의당 창당대회에 참석하면서 안철수 대표의 ‘투쟁하는 중도’ 뜻을 함께하고 있다.

지역 곳곳을 방문하고 여러 토론회에 참석해 ‘인천 제2의 개항’으로 꿈꾸는 항만 재개발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유정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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