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영 옥타코 대표가 지난해 5월 출시한 이지핑거2를 들어보이고 있다. 안형철기자
유미영 옥타코 대표가 지난해 5월 출시한 이지핑거2를 들어보이고 있다. 안형철기자

"아무리 개인이 보안을 잘 지켜도 서버가 해킹을 당하면 소용없죠."

지문인식 PC 보안 솔루션 ‘이지핑거(EzFinger)’는 기존의 비밀번호보다 보안성을 한층 높여 개인의 정보를 보호한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 LH기업성장센터에서 만난 유미영(39) 옥타코 대표는 "이지핑거를 통해 앞으로 비밀번호가 없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밀번호 없는 세상…이지핑거가 이룰 것"= 유 대표는 "2000년 초반 대규모 해킹 사태가 많이 발생했다"면서 "당시 나의 정보도 같이 해킹됐는데 피해는 없었지만 정보가 유출됐다는 것 자체가 꺼림칙하게 남았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보다 안전하고 편한 보안 시스템이 없을까 고민했고, 창업의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기존 비밀번호 체계는 개인과 서비스 서버에서 개인의 비밀번호와 개인 정보를 나눠 가지고 있다. 이런 까닭에 개인이 관리를 잘해도 서버가 해킹되면 개인의 정보는 유출된다. 더욱이 비밀번호 기반의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같은 비밀번호를 돌려쓰는 일이 비일비재한 탓에, 한곳에서 정보가 유출되면 다른 서비스의 정보까지 위험에 노출된다. 또 매번 서비스마다 다른 비밀번호를 사용하기에는 기억하기도 어렵고, 불편하다.

지문기반의 이지핑거는 개인과 서비스 서버 중간에서 매개의 역할을 한다. 서버가 가진 개인의 정보는 이지핑거 기기의 등록정보뿐이다. 개인의 지문정보는 코드화를 거치고, 이지핑거 내부의 안전영역인 TPM(Trust Platfom Module)칩에만 저장된다. 따라서 물리적인 해킹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이지핑거 기술은 복잡하지만, 사용은 간편하다. USB포트에 이지핑거를 연결, 지문만 등록하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이후에는 지문 인식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안전성·편리성 갖춘 기술개발로 ‘수출’ 일궈= 2016년 4월 설립된 옥타코는 2018년 1월 이지핑거1, 지난해 5월 이지핑거2를 출시했다. 특히 이지핑거2는 파이도(FIDO, Fast IDentity Online) 인증을 통해 범용화에 나섰다. 유 대표에 따르면 파이도 인증은 삼성,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과 정부기관 등이 모여 설립한 파이도 얼라이언스에서 생체인식 기술의 안전성을 인정하는 인증이다. 미국 행정서비스와 영국 건강보험서비스가 파이도 인증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정부24 등을 파이도 인증 기반 서비스로 준비 중이다.

유 대표는 "파이도 인증을 받은 PC 보안 솔루션은 전세계에서 이지핑거가 유일하다"면서 "파이도 인증 기반의 서비스는 늘어나는 추세고, 개인정보보안에 대해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지핑거의 시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지핑거가 안전성과 편리성을 갖춘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기동부지부를 통해 지원된 창업지원자금 2억 원의 도움도 컸다.

이지핑거는 미국, 영국, 일본 등 7만2천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으며, 삼성생명 등에 납품하는 등 지난해 기준 연매출은 약 4억 원이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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