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회장
이영광 성남시소상공인연합회장이 방역한 점포에 붙어있는 ‘예방방역 완료업체’ 스티커를 가리키고 있다. 전원희기자

"실의에 빠진 상인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영광(56) 성남시소상공인연합회장의 말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성남시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장은 임원들과 4인1조를 이뤄 방역통을 메고 점포내부 방역에 나섰다.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으로부터 배달된 방역통에 대해 작동법도 몰랐고, 약품도 없었다. 이 회장과 임원들은 보건소를 통해 점포 내부 방역을 위한 약품과 방역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2월 26일부터 지난 두 달 동안 주 2회 방역을 실시해 온 이들의 손길이 닿은 성남시 상권 일대 점포는 700여 곳에 이른다. 하루 평균 50~60곳을 방역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 결과다.

성남시 중원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8·여)씨는 "방역하는 걸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기는 믿을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면서 "상인회가 나서 직접 방역을 해주니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수정구신흥1동 2월26일 블랙벨트태권도장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태권도장에서 변학진 성남시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왼쪽)과 이병선 성남시소상공인연합회 이사가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 성남시소상공인연합회

이 회장은 사비를 들여 ‘예방방역 완료업체’ 스티커 제작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방역을 끝낸 점포 입구에 스티커를 붙여놓으면, 상인들이 자신감을 갖고 장사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이 회장은 "방역하는 걸 본 사람들이 확진자가 나온 곳이라 오해할 수도 있겠다 싶어 불안한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면서 "스티커를 붙이자 소문이 퍼지면서 자신 점포도 방역을 해달라는 상인들의 전화가 보건소로 쇄도했다"고 말했다.

보건소 측은 연합회에 더 많은 약품을 지원했고, 연합회는 전화가 오는 곳이라면 어디든 거리를 따지지 않고 방역통을 메고 나섰다. 이들이 기록한 예방방역 업소 명단을 보면 하루 만에 수정구와 중원구 상권 일대를 구석구석 찾아다녔다. 4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온 성남시 은혜의 강(수정구 양지동 소재) 집단감염이 알려진 이튿날인 지난 3월 17일 이들은 양지동과 인접한 상권을 찾아 방역했다.

연합회는 최근 들어 확진자가 줄면서 방역을 멈추고,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안정비 지원사업과 환경개선사업 홍보에 전념하고 있다.

전원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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