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모든 것들은 장애이거나 비장애 또는 예비 장애다. 비장애인들은 장애가 남의 나라 이야기로 여기고 살아가겠지만,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후천적 요인으로 장애인이 되는 경우가 88.1%다. 예비 장애인이 교만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장애를 예비하고 장애인과 함께하려는 비장애인들의 노력은 중요하다. 그런 까닭에, 장애와 비장애의 어울림 한마당을 실천하고 있는 박인선 (사)반딧불이 교장의 헌신은 가치가 높고 크다. 여러 평가가 있겠지만 꿋꿋하게 한 길을 걸어 온 한 생애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 삶의 궤적을 따라가 보는 이유다.

박 교장이 (사)반딧불이를 통해 장애와 비장애가 함께하는 세상을 추구해 온 삶은 숭고했고 숭고하며 숭고할 것이다. 그녀의 삶은 일관되게 기도다. "기도가 삶을 구하나니 그 시작과 끝은 기도이노라. 하여, 인간이 신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기도를 통해 내 온 전체를 바쳐 낮은 곳에 살고 있는 그들과 함께하리라"로 요약할 수 있다. 매일 새벽마다 지인들에게 보내는 짧은 기도문은 그래서, 신성하다. ‘말하기 전엔 숨을 한 번 쉬고 일하기 전엔 쉼을 한번 갖자’, ‘행복하자 아낌없이 많이’, ‘하고자 하면 방법이 보이고 피하고자 하면 핑계가 보인다’ 등이 그 메시지다, 읽는 이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사)반딧불이가 추구하는 사업은 이렇다.

▶성인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주간활동서비스 ▶발달장애 청소년의 방과 후 돌봄 및 교육을 위한 다양한 수업을 제공하는 청소년 야간보호사업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 ▶문화복지 실현과 삶의 질적개선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사회적응 교육 기회를 제공해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교육 프로그램 ▶교육, 성인권 교육, 상담 및 연구활동 등을 실시하는 부설 성문화연구소 ▶정기적인 공연과 전시회를 통해 비장애인과 더불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제공 ▶ 사회적 연대감과 통합화에 기여하는 정기예술제 등이다.

지난 2003년 6월에 문을 열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이고, 사회적응 교육과 문화활동을 통해 가교역할을 하려고 했고, 하고 있다. 문을 연 순간부터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라는 낱말 대신 ‘함께하는 친구’라는 단어가 대체하기를 오롯이 빌고 빌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그녀의 판단이다. 그래도 언젠가 그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은 여전하다.

"지난해 11월 지금의 보금자리로 옮기기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비 온 뒤 더욱더 단단해지는 대지처럼 지역의 많은 사람과 함께 더 많은 반딧불이를 세상으로 내보내겠다"고 박 교장은 오늘도 다짐한다.

최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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